부동산 훈수 둔 추미애 서울시장 노리나..주호영 "정치적 계산 있는 듯"(종합)
추미애 박영선 등 여성 정치인 공천론 나오는 가운데 여당 중진 "보궐선거 운운 적절치않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유새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에 반대하면서 '금융-부동산 분리론'을 내놓자 '서울시장을 노리는 것이냐. 법무부 장관 업무에나 집중하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공석이 된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난타전이 오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모두 권력형 성추문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만큼 '여성 후보 공천론'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 후보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추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발단은 추 장관이 법무부 소관 업무가 아닌 그린벨트 해제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훈수를 두면서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당정청이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
또한 추 장관은 "금융의 산업지배를 막기 위해 20세기 금산분리제도를 고안했듯이 이제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기 위해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했다. 다만 '금부분리'가 무엇인지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야권에서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 55주기 추모식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추 장관의 '월권' 논란에 대해 "국무위원이니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안하다가 이 일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도 뉴스1과 통화에서 "급 있는 정치인들이 서울시장이나 대선에 관심있는 것은 알겠지만, 국무위원으로서 자신의 부처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냐"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정작 자신의 아들 문제나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관련해선 책상을 내리치고 깔아뭉개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남의 부처 얘기를 하느냐"며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검찰 수사지휘권 이야기를 한 것과 똑같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참 한심한 분"이라면서 "법무부 장관 자리가 한가한 자리도 아니고 특히 요즘 내부 일도 복잡한데 원래 전문분야도 아닌 타 부처 업무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리 국민들께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나라 꼴"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금부분리? 참으로 희한한 '듣보잡 이론'이다"라며 "부동산담보로 대출하는 것 금지하자? 아주 시장경제 하지 말자고 해라"라고 비판했다.
4선의 권 의원(서울 용산)과 오 전 시장 모두 '자천타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 벌써부터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 글에서 "법무부장관 최강욱, 국토부 장관 추미애. 서울시장 나올 모양이네. 아니면 대권?”이라고 비꼬았다.
논란이 가열되자 추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의견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니지만 국무위원으로서 부동산 정책에 얼마든지 견해를 피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추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가뜩이나 악화된 부동산 민심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로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데, 현직 법무부장관이 괜한 말을 보태 논란을 키운다는 불만에서다.
서울지역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법무부장관이 뭐하러 그린벨트 운운하느냐"며 "서울시장에 나오고 싶다고 하더라도 지금 서울시민들이 박원순 시장 일로 마음에 상처가 많이 난 상황인데 현 시점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거론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너무 앞서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궐선거 운운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상처를 살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만 관심을 가지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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