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왕' 편지에 윤상현 대로?..이후에도 계속된 챙겨주기
[앵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함바왕' 유상봉 씨와 선거 공작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윤 의원은 민원처리 차원에서 유 씨를 몇 번 만난 건 맞지만, 지난해 가을부터는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윤 의원 측 해명과 달리 의심스러운 일은 계속됐습니다.
고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함바왕' 유상봉 씨가 수감된 뒤 윤상현 의원에게 보낸 옥중 편지입니다.
마치 기록을 남겨두려는 듯 윤 의원과의 만남 경위에 대해 자세히 써내려 갔습니다.
특히 윤 의원 측 요청으로 작성했다는 박우섭 전 구청장을 겨냥한 진정서를 언급하더니, 약속한 일, 즉 공사 현장 식당 수주를 빨리 진행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윤 의원 보좌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이 편지를 받아본 윤 의원이 크게 화를 냈고, 그 이후 유상봉 씨 부자와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윤상현 의원 보좌관 : "의원님한테 안 좋은 식으로 선의를 악으로 갚는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 뒤로 의원님이 '대로'해서 이 부자하고는 절대 상종하지 말고 단절해라..."]
윤 의원이 유상봉의 옥중편지를 읽은 시점은 지난해 9월.
그러나 유 씨 부자는 석 달 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호텔 건설 현장 식당을 따냈고, 올해 4월에는 롯데백화점 두 곳에서 식품 판매 행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조○○/윤상현 의원 보좌관 : "(유 씨 아들이) 집이 넘어간다 그래서, 좀 도와달라... 식당 하나 (해달라고 해) 알았다, 내가 한 번 알아봐 줄게(라고 했죠)."]
관계까지 끊었다는 유상봉 씨 아들을 알뜰히 챙긴 겁니다.
[조○○/윤상현 의원 보좌관 : "아버지는 아버지고 아들은 아들이잖습니까? 아들은 제가 만나보니까 건실하고 유학도 갔다 오고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하고 친해졌죠."]
그러나 KBS가 입수한 유 씨 아들의 통화 음성을 들어보면, 해당 시기에 유 씨 부자가 긴밀히 소통하며 선거 공작에 나선 정황이 드러납니다.
[유상봉 아들 : "((아버지로부터) 서신은 왔고?) 네. 서신은 다 윤상현 의원 도와주는 그거죠. 그래서 이것저것 (아버지께서) 시키는 게 많아가지고요. 안상수는 아버지가 진정을 했는데, 그 진정 언론에도 다 나오고 그랬어요."]
롯데그룹은 유 씨의 아들을 윤 의원 측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업체의 수행 능력과 조건을 검토해 계약을 체결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김민준/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김현석
고아름 기자 (are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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