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공룡' 월마트, 마스크 착용 의무화..트럼프 압박

이재우 2020. 7. 16. 12: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연방 차원 정책 부재가 현장 혼선 초래 비판
월마트 결정으로 '범국가적 의무화' 압력 고조될 듯
[엘패소( 미 텍사스주)= AP/뉴시스] 지난 5월 21일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지난 해 월마트 총격사건 추모제에 마스크를 쓰고 나온 엄마와 아들. 월마트 본사는 전국의 모든 매장에서 7월 20일부터 고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을 권하거나 제공하는 '마스크 대사'를 매장마다 배치해 고객 대응에 나선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차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의무 착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오는 20일부터 미국 52개주 모든 사업장에서 고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마트는 경제 재개방 이후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고객에게는 사업장 소재지의 정책에 따르도록 해왔다. 하지만 월마트가 고객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큰 압력이 될 전망이다.

15일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월마트와 계열사인 회원제 양판점 샘스클럽 매장 5000여곳에 적용된다. 이번 결정은 주(州) 또는 연방정부의 지침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강제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전체 매장 중 65%는 어떤 형태로든 마스크 착용 관련 행정명령이 내려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월마트는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 부재가 지방정부의 정책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손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도 했다.

월마트는 "우리는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지역사회의 안녕과 보건을 지키기 위해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 보건 관계자의 지침(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마스크 착용)을 준수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고객과 마스크 착용 논란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특별 훈련을 받은 '건강 홍보대사'를 매장에 상주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매장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에게 착용을 권하게 된다. 마스크가 없는 고객에게는 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남서부 주(州)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면서 소매업계는 고객의 편의와 안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도출해야한다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차원의 지침을 내리는 대신 개별 주정부에 판단을 맡기고 있다.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주요 소매업체가 가입한 '미국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에 따르면 미국 52개주가 각기 다른 선택을 하면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주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범국가적인 정책이 부재하다 보니 자체 규정을 내세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매장과 거부하는 고객이 충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매장 직원과 고객이 충돌하는 동영상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RILA는 지난 7일 공개서한을 보내 전미 주지사협회(NGA)에 매장과 고객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요구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미국 최대 소매업자 단체인 전미소매업협회(NRF)도 지난 2일 백악관과 주지사들에게 범국가적인 마스크 착용 정책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 주요 업체 중 사업장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지난 5월초 회원제 양판점 코스트코가 처음이다. 코스트코는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시민들의 공격을 감내해야만 했다.

의류업체인 아메리칸 이글과 정보기술(IT)업체 애플 등이 그 뒤를 따랐지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업체는 그간 소수에 그쳤다. 고객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동참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월마트 발표 이전에 미국 최대 가전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등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나섰고, 미국 2위 유통업체인 크로거, 1000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백화점 콜스 등은 월마트 발표 직후 조만간 이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NRF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소매업자들은 지역사회의 보건과 안녕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도 이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월마트의 결정은 마스크 착용 논란을 끝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소매업 종사자 130만명이 소속된 국제식품상업노동조합(UFCW)도 이날 성명을 내어 "일부 주지사들이 마스크 의무 착용을 거부해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