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진료·변호사 소개까지..윤상현은 왜 '함바왕'을 챙겼나?
[앵커]
유상봉 씨 부자와 윤상현 의원 측이 통상적인 민원 관계가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는 정황들은 또 있습니다.
윤 의원이 유 씨를 위해 직접 병원 진료를 주선해주고,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고... 세세하게 챙겨준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상봉 씨가 사용하는 계좌 내역서입니다.
지난해 8월, 김 모 씨 명의로 천만 원이 입금됩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김 씨는 윤상현 의원 보좌관 조 모 씨의 부탁을 받고, 해당 계좌로 돈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조○○ 보좌관 지인 : "(조 보좌관과) 술 한잔 하다가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돈 있으면 보내달라고 해서. 조○○가 직접 (계좌번호를) 찍어서 보냈습니다. 저는 통장만 열어줬을 뿐입니다."]
조 보좌관은 유 씨가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자 불쌍한 마음에 지인을 통해 돈을 보내줬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8월, 윤상현 의원은 서울아산병원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겁니다.
녹내장 증세가 있는 유상봉 씨를 위해 진료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서울아산병원) ○○실장이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윤상현 의원께서 하도 간곡하게 부탁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오시는 줄 알았다고..."]
진료비는 유 씨가 아닌 누군가가 현금으로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부분도 유 씨 부자의 '범죄 수익'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다른 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둔 유 씨가 법률 조언을 구하자 윤 의원이 직접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그 변호사는 바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채동욱 변호사 사무실 가니까 의원님이 거기 채동욱 변호사와 둘이 계시더라고요. 저를 소개하면서 '꼭 좀 도와주라'고 그렇게 말씀하시고.."]
채 변호사는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채 변호사 법무법인은 만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상담은 다른 변호사가 했고 사건 수임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윤 의원이 이렇게 '함바왕'을 꼼꼼히 챙겨준 이유는 뭘까.
[조○○/윤상현 의원 보좌관 : "누가 와도 그런 민원이 있다고 하면 연결해주는 거지 청탁하거나 압력을 가해서 그러는건 아닙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한분 한분을 소중하게 내 부모 형제처럼.."]
유상봉 부자와 조 보좌관을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한 경찰은 현재 윤 의원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는 오는 10월까지입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박상욱/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강민수
박민철 기자 (mc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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