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왕' 유상봉 "윤상현 부탁 받고 선거 공작했다"
[앵커]
야권의 4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이 이번 21대 총선에서 '선거 공작'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윤 의원 보좌관은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윤 의원도 연루되지 않았나 하는 의혹입니다.
그런데 윤 의원 측과 공모한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바로 이 사람, 이른바 '함바왕'이라고도 불리는 유상봉 씨입니다.
2011년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고위공무원들이 줄줄이 구속됐던 이른바 '함바게이트'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경찰은 윤 의원 측과 유 씨가 총선에서 다른 경쟁 후보들을 흠집 내는 데 공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서 민의를 왜곡한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것일 텐데요.
고아름 기자가 유상봉 씨를 만나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유상봉 씨가 처벌을 감수하겠다며 KBS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유 씨는 지난해 7월과 8월 윤상현 의원과 서울과 인천에서 세 차례 만나 식사도 함께 했었다고 합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굉장히 소탈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롯데그룹의 신 회장님의 조카 사위 되시고 저 나름대로는 많은 기대를 가졌습니다."]
만남 이후 유 씨는 첫 번째 진정서를 씁니다.
윤 의원 측 요청이었다고 합니다.
대상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후보로 꼽히던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
유 씨는 박 전 구청장에게 식당 운영권 수주를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고 썼는데, 진정서 내용을 윤 의원 측이 수정 요구하기도 했었다고 주장합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보좌관이) 목격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확인자를 하나 넣어서 써달라고 그러더라고요. (윤상현 의원이) 수사기관에 진정하거나 그러지는 절대 않겠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출마를 포기시키는 데 사용을 하겠다고..."]
지난해 9월 구속 수감된 유 씨는 다시 한 번 진정서를 씁니다.
이번엔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가 대상이었고, 2008년부터 수차례 거액을 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윤상현 의원 측 요청이었다고 합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저희 아들을 통해서 안상수 의원에 대한 진정서를 써달라고 연락이 왔었어요. (윤상현 의원 쪽에서 원한다?) 아 그렇죠. 안 그러면 그것을 쓸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총선을 2주 가량 앞둔 4월 2일, 유 씨는 아들을 시켜 고소장을 인천지검에 제출합니다.
유 씨의 고소 내용은 인천 지역 언론사들에 보도되며 안상수 후보에게 적잖은 타격을 입힙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분한테 참...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서는 참 죄송한 마음 때문에..."]
유 씨는 진정서와 고소장을 써준 대가로 윤상현 의원과 보좌관에게서 건설 현장의 식당 수주 등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상봉/공사현장 식당 업자 : "롯데건설에서 시공하는 건설현장 식당이라든가 큰 현장이 있습니다. 그런 걸 자기(윤상현)가 도와주겠다고 구체적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상봉 씨와 유 씨 아들, 윤상현 의원 보좌관 조 모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윤 의원이 이 과정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은 표 차인 171표 차로 4선에 성공했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유용규/영상편집:하동우
고아름 기자 (are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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