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두고 진보·보수단체 다른 목소리.."친일파" vs "은인"

윤우성 2020. 7. 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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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별세한 고(故) 백선엽 장군 (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두고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진보진영 시민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인을 토벌하던 반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의 현충원 안장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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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아니라 친일파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4일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아베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고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취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0.7.14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윤우성 기자 = 지난 10일 별세한 고(故) 백선엽 장군 (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두고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진보진영 시민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인을 토벌하던 반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의 현충원 안장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백선엽은 조선인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 창립된 일본군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 행위자'로 인정한 '국가공인 친일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역사와 영예가 깃든 현충원에 백선엽이 안장되면 미래세대는 친일파 일본군 장교에게 머리 숙여 묵념하게 될 것"이라며 "친일 잔재 청산과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백선엽의 국립묘지 안장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에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선 독립군을 토벌한 백선엽은 적국의 장교일 뿐 결코 영웅이 아니다"라며 "21대 국회가 국립묘지법을 개정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다른 곳으로 이장해야 한다"고 했다.

김원웅 광복회장 규탄 집회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자유대한호국단 회원들이 김원웅 광복회장의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한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0.7.14 chc@yna.co.kr

반면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광복회장 규탄집회를 열고 "백선엽 장군은 대한민국을 살려낸 은인"이라며 "백 장군에 대한 망언을 일삼는 김원웅 광복회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한 1943∼44년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다"며 "김 회장이 영웅인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몰아가며 대한민국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기간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역사적 증거를 대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백선엽 장군을 12만 전우가 잠든 서울현충원 대신 대전현충원에 모시는 것은 구국의 영웅인 백선엽 장군을 어떻게든 깎아내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kcs@yna.co.kr, 65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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