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백선엽 功過 '서로보기'..조문정국 최악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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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功過)가 있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장군의 조문을 놓고 대한민국이 또다시 분열 조짐을 보였지만, 극단 대립까지는 치닫지 않고 있다.
두 고인을 충분히 애도·추모하되 추후 이들의 업적과 과오를 냉철히 평가해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가 양 진영의 공감을 얻으면서다.
박 시장과 백 장군의 영면이 맞물리면서 진영 논리에 따른 대치 국면이 일부 수습되고 두 고인에 대한 평가와 성찰이 필요한 분위기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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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애도 後성찰"..자성목소리에 공감, 갈등 수습 분위기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공과(功過)가 있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장군의 조문을 놓고 대한민국이 또다시 분열 조짐을 보였지만, 극단 대립까지는 치닫지 않고 있다.
두 고인을 충분히 애도·추모하되 추후 이들의 업적과 과오를 냉철히 평가해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가 양 진영의 공감을 얻으면서다.
박 시장과 백 장군의 영면이 맞물리면서 진영 논리에 따른 대치 국면이 일부 수습되고 두 고인에 대한 평가와 성찰이 필요한 분위기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두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이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시민사회계에 따르면, 조문 정국 중 여론 분열의 계기는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과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이었다.
두 고인의 공과를 놓고 지지와 비판 여론이 갈리기 시작했고 정치권과 유력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급기야 장례절차에 대한 갈등으로 번졌다.
박 시장의 경우에는 인권변호사이자 유력한 정치인·행정가로서 시민사회에 남긴 족적이 뚜렷한 만큼 서울특별시장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된 인물의 성대한 장례식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대립했다.
백 장군 사례는 6·25전쟁에서 북한의 남침을 가로막은 '전쟁 영웅'이라는 점에서 현충원 안장은 당연하다는 주장과 일제강점기 시절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어 '친일 논란'이 있는 만큼 안장 장소를 재고해야 한다는 비판이 맞섰다.
하지만 박 시장과 백 장군 장례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진영논리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덩달아 두 고인 모두 족적을 남긴 만큼 애도는 하되 과오에 대해서는 철저한 평가를 내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주요 인사들도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2일) 박 시장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죽음 앞에서는 일단 모자를 벗는 것이다"며 "당의 입장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조문을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비극적인 일을 겪으면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너무 빨리 잊어버린다"며 "진영논리들이 앞서서 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가 자꾸 묻혀버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 시장의 공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시장의 죽음을 애도한다. 시민 운동가로서 헌신한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당 소속 고위 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거진 백 장군 현충원 안장 논란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민주당은 백 장군의 6·25 전쟁 공로는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행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애초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친일파의 현충원 '파묘' 주장이 제기된 바 있었다.
애초 진영논리가 개입할 여지가 컸던 박 시장과 백 장군의 영면이 자칫 국론 분열 등 대치 정국으로 크게 비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 진영에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갈등은 상당히 누그러들고 수습되는 모양새다.
박 시장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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