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지는 옥상서 구조 요청..간호사는 환자 둘러업고 달려

유영규 기자 2020. 7.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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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잠을 자다가 가족이 입원한 병원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뛰쳐나온 정의석(38) 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옥상에 모여있던 20여 명의 환자를 가장 먼저 발견했습니다.

정 씨가 목격한 환자들은 깨진 유리창 틈으로 뿜어져 나오는 시꺼먼 연기의 방향을 피해 옥상 구석에 모여 '살려달라', '여기 사람이 있다'를 목청껏 외쳤습니다.

소방사다리차를 타고 한 명씩 내려온 환자들의 얼굴과 상반신에는 까만 그을음이 가득했다고 정씨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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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으로 대피한 환자, 사다리차로 접근하는 구조대

오늘(10일) 새벽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의료진과 환자, 대피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당시 상황을 '아비규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에서 잠을 자다가 가족이 입원한 병원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뛰쳐나온 정의석(38) 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옥상에 모여있던 20여 명의 환자를 가장 먼저 발견했습니다.

정 씨가 목격한 환자들은 깨진 유리창 틈으로 뿜어져 나오는 시꺼먼 연기의 방향을 피해 옥상 구석에 모여 '살려달라', '여기 사람이 있다'를 목청껏 외쳤습니다.

소방사다리차를 타고 한 명씩 내려온 환자들의 얼굴과 상반신에는 까만 그을음이 가득했다고 정씨는 설명했습니다.

발과 다리는 대부분 피투성이였는데 맨발로 어둠 속에서 헤매며 탈출구를 찾다가 유리 조각을 밟아서 다쳤다고 한 환자가 정씨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한 간호사는 3층 병동에서 환자를 업고 옥상을 향해 계단을 오르다가 소방대 도움을 받아 건물 외벽 비상사다리를 타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현장에 도착한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병원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 환자들은 바로 옆 택시회사 차고지에 마련된 간이 응급진료소에서 비를 피했습니다.

연신 기침을 하며 그을음과 피가 묻은 환자복 차림의 부상자가 바닥에 줄지어 쓰러진 택시회사 주차장은 전쟁터 야전병원을 방불케 했습니다.

119구급대는 부상 정도에 따라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순천, 보성 등의 가까운 병원으로 분산 이송했습니다.

그나마 의식이 또렷한 환자는 구급대와 경찰, 의료진에게 증상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불은 병원 1층에서 전기적인 요인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전 3시 42분 발생해 6시 1분까지 2시간 20분가량 이어진 화재로 2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건물에는 입원환자 69명과 간호사 7명, 간병인과 직원 10명 등 모두 86명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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