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정상, USMCA 기념 공동선언 서명(종합)
트럼프, 멕시코 대통령에 "소중한 친구"
트뤼도 加총리는 불참..백악관 초청 거절
[서울=뉴시스] 차미례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새로운 북미 무역협정을 기념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UPI,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발효를 축하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를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으로, 지난 1일 공식 발효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한 이후 첫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24일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맞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이날 회담에 불참했다. 대신 캐나다 총리실은 "USMCA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 모두에 좋은 일"이라며 "북미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부터 더욱 강력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멕시코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USMCA는 '북미가 모든 시민의 번영을 창출하는 지역'이라는 것과 '국제 협정의 국제 무역에서 부패에 관한 가장 강력한 규율을 통해 부패와의 전쟁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공통의 이해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과거 서로 비판적이었지만 이날은 상대를 잔뜩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는 모두 매우 긍정적"이라며 "우리가 이룬 모든 성취와 함께 양국 미래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역시 "USMCA가 생산 능력과 기술, 경험, 전문성, 노동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예를 들어 멕시코는 이러한 경제 통합을 효과적으로 만들고 이 지역 경제 및 상업적 통합을 촉진하는데 매우 가치있는 것을 갖고 있다"며 "나는 지금 매우 젊고 창의적이며 책임감 있는 노동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참한 트뤼도 총리에 대해서도 "우리는 캐나다에도 감사하고 싶다"면서 "그와 곧 통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스트룸에서 열리는 실무 만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및 기자들과도 대화를 나눴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행사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멕시코인들을 '혐오'하고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강간범"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멕시코 내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에 이용될 뿐이라며 미국 순방을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하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은 멕시코를 존중한다"면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나의 소중한 파트너"라고 환영했다면서 멕시코 이민자들을 모욕하고 관세폭탄으로 멕시코를 협박했던 과거의 모습을 모두 잊은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일각에선 우리들의 이념적 차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적대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다행히 그런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앞으로 좋은 정치 관계를 맺을 것이고 양국 정부의 우정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당선 전인 지난 2017년 멕시코인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유대인을 공격한 나치에 비유한 '오예, 트럼프'를 스페인어를 펴낸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변덕스럽고 오만하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 경제뉴스TV에 출연해 두 정상이 서로 자국의 야구 배트를 선물로 주고 받으면서 "정말 제대로 우정을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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