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살려 낸 건 '검찰 항소장'
대법 "불이익변경금지원칙 따라 90만원 이상 선고 못해"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으며 시장실 상실위기에 몰렸던 은수미 성남시장이 대법원 판결로 구사일생으로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판결취지에 따르면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은 시장에게 1심에서 선고한 벌금 9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
당선무효형을 비켜가게 되면서 은 시장은 앞으로도 문제없이 시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성남지역 폭력조직인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90여차례에 걸쳐 차량과 운전노무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은 시장을 기소할때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과 제2항 등 2개 조항 위반 혐의를 들었다.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기부를 받은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항은 법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검찰은 은 시장이 차량과 운전노무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불법수수하고 (1항 위반), 법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는 혐의(2항 위반)로 은 시장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은 시장이 정치자금법을 불법수수했다는 정치자금법 45조 1항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차량렌트비나 운전 노무비용이 회사 자금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증거는 부족하다며 2항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검사는 "1심이 2항 위반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에 해당하고, 2항 위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면 1심이 선고한 벌금 90만원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1항 위반은 유죄, 2항 위반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은 시장의 행위는 정치인으로서 공정성·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버린 것뿐만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기본자세를 망각한 것으로써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그런데도 은 시장은 '운전기사가 자원봉사를 해 준 것'이라며 진정성 있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의 유·무죄 판단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검사의 항소이유를 문제삼아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제155조는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간결하게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검사가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단순히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하고 그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검사는 항소장 내지 항소이유서에 1심 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부당 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며 "적법한 항소이유가 없었는데도 2심이 1심보다 벌금액을 증액한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검사가 "2항 위반이 유죄로 인정된다면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1항 위반에 대해서는 양형부당 주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검사가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1항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양형부당을 주장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가 1항 부분에 대항 양형부당 주장이 없고, 2항 위반혐의에 대해 무죄가 난 상태에서 벌금액을 증액한 것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이 사건 항소심에서 벌금액을 증액할 수 있는지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를 했으나 피고인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증액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은 시장은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SNS에 글을 올리고 “방금 파기환송 결정을 받았다.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민들께 위로와 응원을 드리는 것에만 집중해야할 이때에 염려를 끼친 것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하며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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