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문재인 정부 대북 이벤트는 역사적, 지위는 더 궁색"
"비건 와 있지만 북한 대화전망 밝지 않아..정부는 美 대선 유념해야"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8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대해 정부 대처가 미온적이었으며, 대북정책을 진영논리에 갇혀 이념편향적으로 짜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꼭 50년을 외교에 몸담았는데 지금처럼 어려운 때가 없었다"며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Δ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Δ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로 촉발된 다자주의 국제사회 질서 균열 Δ미국과 중국 간 패권다툼으로 외교안보 상황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가 중대한 외교안보적 과제"라며, 엄중한 상황에도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미온적인 대응에 대해서 참 크게 실망했다"며 "대북정책의 명암을 차분하면서도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현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가장 가시적인 이벤트가 많았던 건 문재인 정부 때"라며 "2년 동안 평양 방문을 비롯해 남북 간 세 차례의 정상회담, 판문점 접촉, 역사적으로 없었던 미북 간 정상회담도 세 번이나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모든 국민이 환호하고 전 세계가 박수를 치고, 표면적으로는 가히 역사적이었지만 현재로 보면 역대 정부와 다를 바 없게 됐다"며 "어찌 보면 전략적 지위가 더 궁색해졌는데 왜 그런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북한에 치우쳐진 정책기조를 꼽았다. 반 전 총장은 "큰틀에서 보면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돼온 원칙과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만 한다는 것을 명백히 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일부러라도 이해하려 하고 옹호하는 듯한 이런 태도를 취하면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국면이 4.27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상황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정치권 및 전문가그룹 간 소통이 필요하고, 이념편향과 진영논리는 마땅히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편단심은 냉혹한 국제사회에서나 민족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여권 인사들에 대해서도 외교안보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전선언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는 "종전선언에 북한이 움직일 리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아직도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고, 모든 국민이 걱정하는 때"라고 언급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우리가 미국을 섭섭하게 하고 방위비분담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주한미군은 절대 철수하지 못한다"고 전날(7일)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런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직격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인 데 대해서는 북미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비건 대표가 온다고 발표됐을 때 이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마주앉을 일은 없다'고 했다"며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등 여러 정세를 꿰뚫고 있어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확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왔다갔다하면서 신뢰를 많이 잃었고, 북한도 신뢰를 두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반 전 장관은 지난 4일 발표된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국가정보원장·통일부장관 인사에 대해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권은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하다는 기본 인식 아래 일관성 있는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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