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섰지만 끝나진 않았다, 中 "인도에 분쟁 책임" 사진 공개
인도 매체 "중국이 침범, 양국 합의 후 중국군 후퇴"
중국과 인도가 6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히말라야산맥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 일대에서 군대를 물리고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975년 이후 45년 만에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달 15일 갈완 계곡 분쟁에 대해 서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언제든 다시 대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6일 저녁 관영매체인 CCTV를 통해 인도 군인들이 갈완 계곡 실질통제선(LAC·국경 분쟁 지대에서 통제권을 구분하는 선)을 넘어 임시 교량을 놓고 텐트를 쳐놓은 장면이라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또 인도가 헬기착륙장으로 보이는 시설물을 만든 항공사진도 공개했다. 지난달 15일 양측 군인 600여명이 못이 막힌 몽둥이와 돌을 들고 싸워 인도군 20명을 비롯해 다수의 사망자의 냈던 갈완 계곡 충돌의 원인이 인도 측에 있다는 것이다. 갈완 계곡 충돌 이후 중국이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CTV는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가 2017년 중국과 인도가 국경 관할권을 놓고 2달 넘게 대치했던 도카라(중국명 둥랑) 분쟁 3주년이라며 인도 측이 지속적으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인 루안쭝쩌(阮宗澤)는 “인도의 (지난달 15일) 불법 월경은 우연한 단독 사건이 아니다”며 “인도가 과거 행동을 재연한 것”이라고 했다. 루 부원장은 그러면서 “인도가 ‘대국(大國) 놀음’을 하면 주변국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갈등을 빚는 기회를 이용해 1960년대 ‘전진(前進) 정책’을 시도하는 오판(誤判)을 할 경우 양측이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60년대 초 인도군은 히말라야 산맥 일대의 관할권을 주장하며 중국 쪽으로 진출했고 중국·인도 전쟁으로 이어졌다.
앞서 인도 매체인 NDTV 등은 6월말 상업 위성사진 등을 통해 중국 군인과 차량이 인도 쪽 LAC로 400여m 들어와 텐트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군이 갈완 계곡 일대에 다수의 차량을 배치하는 등 먼저 도발했다는 취지다. 중국 정부는 인도군이 충돌의 책임이 있다고 한 반면 인도 정부는 인도군의 정상적 순찰을 중국이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양쪽의 갈등은 주로 2000㎡ 넓이의 모래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강이 꺾이는 곳에 위치해 깊은 계곡 길에서 상대방의 이동을 관찰하기 좋은 전략적 거점이다. 겨울에는 눈 아래 묻혔다가 봄이 되면 물이 흐르고 땅이 드러나는 지역으로 중국과 인도는 모두 이곳이 자기네 관할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인도에서 반중 시위가 이어지고 중국산 물품·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계속됐지만 대응을 자제해 왔다. 갈완 계곡의 중국 측 사상자도 공개하지 않았다. 홍콩 문제를 놓고 미국, 영국 등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인도로 전선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중국이 뒤늦게 갈완 계곡 사진을 공개한 것은 중국 내 민족주의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도에 대한 책임론은 묻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인도 언론들은 지난 6일 양국의 ‘휴전’ 합의 이후 “중국이 군대를 뒤로 물렸다”며 사실상 인도의 승리라는 취지로 보도하고 있다. 인도 언론은 갈완 계곡 충돌 당시 중국군 사망자가 40여명, 심지어 100명이라는 인도 네티즌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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