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만에 FFVD 언급한 美..비건 방한서 '대북 메시지' 주목

최소망 기자 2020. 7. 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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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비건 방문시 언급 없었던 FFVD 재등장
北 호응 가능성은 낮아..'새로운 판' 있을 시 북측 움직일 수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2019.12.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을 앞둔 가운데 미 국무부가 그의 방한 목적을 두고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다시 언급해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은 이번 한일 방문 기간 한국과 일본의 당국자들과 만나 다양한 양국 및 국제 현안에 대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FFVD에 대한 조율을 추가로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은 7∼10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알리는 공식 성명에서 FFVD를 언급한 것은 약 11개월 만이다.

비건 부장관의 가장 최근 방문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의 종료 직전이었다. 국무부는 당시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알리며 "긴밀한 대북 공조를 위해"라고만 방문 목적을 명시했다. 당시 비건 부장관은 북한을 향해 "우리는 여기에 있고 어떻게 (우리를) 만날 수 있는지 (북한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북 메시지 발신에 주력했지만, 결국 빈 손으로 출국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8월 20일 비건 부장관은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았다. 국무부는 그의 방문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FFVD'를 언급했다.

지난 11개월 전 국무부가 FFVD를 언급했을 때와 현재 남북관계의 상황은 어느 정도 접점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당시에도 우리 측에게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맹비난을 가했다. 또 남북 협력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6월 4일부터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이유로 대남 공세를 퍼부었다. 남북 통신연락선을 끊는 것은 물론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 청와대의 '특사 파견' 요구도 응하지 않았다.

이러한 남북관계 배경이 있는 가운데 약 11개월 만에 비건 부장관이 방한을 하면서 FFVD를 꺼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상 이번 방한에 북한을 향한 어떤 메시지가 준비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한미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비건 부장관의 방한 계기 대북 메시지에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북한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에 대해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 2018년부터 미국이 언급하고 있는 'FFVD'를 '구태의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조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정상회담) 설이 여론화되고 있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긴말할 것도 없이 (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북미 대화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셈이다.

북한은 또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은 거꾸로 말하면 미국이 북한과의 '새로운 판'을 계획할 경우 호응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건 부장관 본인도 최근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은 어려울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기간 동안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고위 당국자와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재 북미 정세에 대한 입장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언론을 상대로 간략하게 입장을 밝히는 자리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그가 들고 온 대북 메시지의 구체적 내용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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