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산에서 이거 잘못 먹으면 목숨 잃는다

윤희일 선임기자 2020. 7. 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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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량만 섭취해도 목숨을 잃는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 농촌진흥청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드는 7월이 되면 산과 들 곳곳에 각종 버섯이 쑥쑥 올라온다. 상당수 버섯은 우리가 흔히 먹는 식용버섯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섭취할 경우 우리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독성을 갖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여름철 야생버섯 섭취에 의한 중독 사고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면서 6일 주의를 당부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1900여종의 버섯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약 400여종만 먹을 수 있고 나머지는 독버섯이거나 식용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식용 버섯과 비슷한 독버섯, 죽음을 부른다.

버섯 섭취에 따른 중독사고는 대개 형태가 비슷한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오인해 발생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외형적인 특징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버섯의 외형만을 보고 식용여부를 섣불리 판단해 섭취하는 경우 치명적인 중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버섯인 화경솔밭버섯(왼쪽)과 식용버섯인 느타리버섯(오른쪽) . 농촌진흥청 제공


우리가 흔히 먹는 느타리버섯과 비슷한 독버섯 중에 화경솔밭버섯이라는 것이 있다. 화경솔밭버섯은 주름살 등이 느타리버섯과 아주 비슷해 혼동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버섯을 먹으면 구토, 두통, 오한, 탈진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소량만 섭취해도 죽음에 이를 만큼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이 버섯은 주로 나무 밑동에서 붉은색의 원통형 또는 뿔 모양으로 자라는데 겉모습이 어린 영지와 비슷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 버섯은 자세히 보면 영지와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붉은빛을 띠고 갓의 윗부분이 영지와 달리 뾰족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속설, 믿으면 안 된다.

야생 버섯을 먹어도 좋을지 여부를 판단할 때 민간에서 전해내려오는 몇가지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속설은 대부분 과학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흔히 ‘색깔이 화려하지 않고 원색이 아닌 것은 먹어도 된다’는 속설이 전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아주 많다. 예를 들어 화려한 색깔을 지닌 달걀버섯은 식용버섯으로 분류하지만, 수수한 외형과 색깔을 지닌 독우산광대버섯은 맹독성을 갖고 있다.

‘자를 경우 유액이 나오는 버섯은 먹어도 된다’는 속설이 있는 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독버섯인 새털젖버섯아재비는 잘랐을 때 유액이 나온다.

‘곤충이나 달팽이가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은 사람이 먹어도 무해하다’고 믿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지 않다. 버섯에 있는 독소는 사람과 동물에 대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먹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이밖에 ‘가지나 들기름을 넣고 조리하면 버섯의 독성이 사라진다’거나 ‘은수저를 변색시키지 않는 버섯은 먹어도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야생버섯은 먹지 않는 것이 상책

버섯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생버섯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야생버섯을 섭취했는데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토한 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섭취한 독버섯을 가지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농진청을 밝혔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동환 버섯과장은 “무분별한 야생버섯 섭취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농가가 생산한 버섯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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