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 사건 '입단속' 시도 있었나..녹취 확보

정윤식 기자 2020. 7. 6. 0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렸던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해 오늘(6일)부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됩니다. 철인3종협회가 사건 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규명돼야 하는데, 협회 관계자가 최 선수 동료들에게 입단속을 시도한 걸로 보이는 통화 내용을 저희 SBS가 확보했습니다.

보도에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철인3종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지난달 26일, 자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같은 날 협회 관계자 A 씨는 최 선수의 동료 선수들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A 씨 : 과거에 폭력을 선배나 지도자들한테 당한 경험이 있으면 저희가 좀 듣고 싶어 가지고….]

한 선수에게는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A 씨 : 3명 있다고 (처벌을) 덜 해주고 그런 건 아니거든. 5명의 피해자가 있다, 6명이 있다, 그게 큰 차이는 없어 형을 받는 데는. 무슨 이야기인지 알지?]

피해를 당한 게 있더라도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투로 설득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A 씨 : 법정에 가는 것도 되게 용기 되는 일인 거고 이게 진화하는 것도 되게 용기 되는 거잖아. 우리는 이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해. 법은 법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할 테니까.]

협회 관계자 A 씨는 "진술하는 게 용기라는 얘기였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는데, 전화를 받은 선수는 "'입막음'을 강요당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C 씨/故 최숙현 선수 동료 : 어디 가서 얘기하지 말고 그냥 '숙현이만 불쌍하게 됐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협회 측이 장례식장에서 선수들과 면담을 하면서 촬영한 것도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협회 관계자 A 씨는 이에 대해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면담 내용을 발설하지 말도록 했을 뿐이고, 피해 증언을 녹화해 두면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반복해서 말하지 않아도 될 거라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윤식 기자jys@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