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의 역사(하) [명욱의 술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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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맥주 체계가 뒤바뀌는 사건이 하나 발생한다.
하지만 비열처리란 말은 소비자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고 이에 '좋은 물'이란 것을 강조, 이를 통해 1996년에 맥주 1위를 OB맥주로부터 탈환한다.
이때 진로쿠어스맥주의 '카스'(CASS)가 OB맥주의 산하 제품이 된다. OB맥주가 부침을 겪는 동안 하이트맥주는 2005년 진로를 인수한 데 이어 2011년 양사가 합병, 국내 최초로 소주와 맥주를 아우르는 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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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선맥주는 ‘강원도에서 나오는 지하 150m 암반수’라는 소개를 달고 맥주 브랜드 ‘하이트’(hite)를 1993년에 출시하고 대박을 터트린다. 이는 페놀 오염으로 신선한 물에 목말랐던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것이다. 원래 하이트는 지하 암반수로 차별점을 내세울 생각은 없었다. 초기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비열처리공법이었다. 이전까지 맥주는 재발효를 막기 위해 끓여서 멸균한 채로 유통했다. 하이트는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필터를 이용, 재발효의 주원인인 효모를 걸러냈다. 이렇게 되면 열을 가하지 않아 신선한 맛이 난다. 일본의 대표 생맥주들이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비열처리란 말은 소비자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고 이에 ‘좋은 물’이란 것을 강조, 이를 통해 1996년에 맥주 1위를 OB맥주로부터 탈환한다. 1998년에는 사명도 ‘조선 맥주’에서 ‘하이트맥주’로 변경한다.
OB맥주는 1998년 벨기에 주류 회사인 인터부르사에 매각되고, 이듬해 맥주 사업에 진출했던 진로그룹의 진로쿠어스맥주를 인수한다. 이때 진로쿠어스맥주의 ‘카스’(CASS)가 OB맥주의 산하 제품이 된다. 이후 OB맥주는 여러 회사에 매각이 되다가 결국 2011년 인터부르사가 주축이 된 세계 최대의 맥주 기업인 AB인베브에 인수합병된다. OB맥주가 부침을 겪는 동안 하이트맥주는 2005년 진로를 인수한 데 이어 2011년 양사가 합병, 국내 최초로 소주와 맥주를 아우르는 회사가 된다.
2012년부터는 OB맥주의 ‘카스’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을 섞은 소맥이 ‘카스처럼’이란 이름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OB맥주가 하이트맥주를 다시 앞선다. 2014년에는 롯데주류가 ‘클라우드’(Kloud)를 내놓고, 같은 해 정부가 맥주 제조 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크래프트(수제) 맥주 양조장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 결과 최근에는 OB맥주와 하이트맥주 외에도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근대 한국 맥주 역사는 결국 외세의 침입과 자본에 의해 시작됐다. 따라서 그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도 없었으며,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 역사였다. 하지만 술의 역사 및 인문학이 관심을 받게 되며, 자연스럽게 조명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사실을 더욱 공개해서 맥주에 대한 역사관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모든 것을 고려한 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좋건 나쁘건 우리에게는 150년이라는 맥주 역사가 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교수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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