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조리실' 더워 죽을 지경"..선풍기 압수한 백화점

이성훈 기자 2020. 7.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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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화점은 한여름에도 시원하지만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푸드코트 협력업체 직원들은 찜통 같은 조리실 안에서 일해야 하는데, 한 백화점이 선풍기 사용을 금지하고 또 압수까지 해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세계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입니다.

입점 협력업체 직원들이 두꺼운 마스크를 쓴 채 3평 남짓 좁은 조리실 안에서 더위와 싸우며 일하고 있습니다.

에어컨 바람도 안 미치는 조리실 온도를 직접 재봤습니다.

38도, 매장보다 12도나 높습니다.

그런데도 흔한 선풍기 한 대 보이지 않습니다.

[(안에 뜨겁지 않으세요?) 뜨겁습니다. 아주 더워서 죽을 지경이에요.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는데 일하는 사람은 못 느껴. (선풍기라도 좀 두고 하시지…) 선풍기 틀면 큰일 납니다.]

백화점이 규정이라며 사용을 금지한 것입니다.

휴대용 선풍기, 일명 손풍기까지 압수해갔습니다.

[신세계백화점 협력업체 직원 : KC 인증받은 선풍기를 썼어요. 안전점검 받으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쭤봤는데 선풍기는 무조건 안된다고.]

백화점 측은 "모터 과열이나 먼지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선풍기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며 "식·음료 매장은 냉방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쟁 백화점 두 곳의 푸드코트에서는 대부분 선풍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소방청에 확인했더니 주방에 선풍기를 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었고, 전문가들도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화재 위험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백화점 측에 선풍기 사용을 더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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