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민식이법 시행 100일째..현장 실태는?
[KBS 청주]
[앵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동을 다치거나 숨지게 한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규정, 바로 '민식이법'이죠.
이 법이 시행된 지 오늘로 꼭 100일 짼데, 효과가 있었을까요?
현장 K,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초등학교 앞.
한 어린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더니, 지나가던 차에 부딪힙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지난 5월, 청주의 또 다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가던 어린이가 차에 치였습니다.
당시 운전자는 주차된 차량에 가려, 갑자기 튀어나온 어린이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어린이 역시, 다행히 가벼운 부상만 입었습니다.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 3월 25일부터 현재까지 충북 지역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난 교통사고는 모두 5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자 26살 A 씨가 민식이법으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민식이법 입건 여부는 피해 어린이가 다쳤는지, 운전자가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로 판가름 납니다.
[김지연/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안전교육부 : "어린이가 (정지거리) 12.7m 내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다면 이를 예상하긴 운전자가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 충북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속도' 위반 사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 '신호' 위반은 30% 이상 줄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건수'는 법 시행 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정보경/청주시 운천동 : "어른한테도 그런 긴박한 상황이 언제 생길 수도 있는 건데, 아이들은 더 그런 상황에 대처하기가 힘드니까 걱정스럽긴 하죠."]
운전자들 역시 어린이 보호구역 주변에선 마음을 졸이며 차를 몹니다.
[이병찬/운전자 : "아이들이 튀어나오면 언제 위험할지 몰라서 30km보다 훨씬 감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만큼은 모든 어린이가 사고 위험에서 벗어나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민식이법.
시행 100일을 맞은 지금, 사고 우려를 줄이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갈 길이 멉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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