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평상이 점령했던 계곡, 명품공원 변신

이상호 선임기자 2020. 7. 1. 2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양주 청학계곡 공원화

[경향신문]

경기 남양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계곡 주변 불법 영업시설물 철거에 나서기 전의 별내면 청학리계곡 주변 모습(왼쪽 사진). 남양주시가 지난해 7월 철거 작업을 마무리하고 청학리계곡 공원화사업을 추진해 1일 1단계 공사가 완공된 ‘청학비치’에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이상호 선임기자

전국 첫 계곡 불법시설 정비
공원화 사업 1단계 완공식

산책로·자갈길·수영장 조성
“올여름 시민들 쉼터로 개방”

천막과 평상이 빽빽했던 곳에는 아담한 모래밭이 꾸며졌다. 한때 음식점들이 앞다퉈 점유했던 나무그늘 아래 터는 산책로와 자갈길이 이어졌고, 군데군데 돌의자들도 들어섰다. 계곡물이 고이도록 일부 상인들이 불법으로 설치했던 콘크리트 물막이가 모두 철거돼 맑은 계곡물은 막힘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계곡 사방댐 상류 공간에는 널찍한 수영장이 생겼다. 과거 이 공간은 한 식당이 자리를 독차지하고 영업을 했던 곳이다.

1일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청학계곡. 남양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계곡 주변 불법 영업시설 정비작업을 추진한 이후 첫 공원화 사업 1단계 완공식이 열렸다. 계곡과 함께하는 시민공원의 이름은 ‘청학비치’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공정의 가치를 담아 전국 계곡을 변모시킨 남양주시의 하천정비사업의 대표 장소인 청학비치에서 이런 행사를 열게 돼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여기(청학계곡) 주인은 자연이며, 우리는 자연을 주인에게 돌려준 것이고, 우리는 잘 지켜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동하 별내면 발전연합회장은 “전국적으로 수십년 동안 묵인돼오던 계곡 주변 불법 영업행위 정비정책이 남양주에서 비롯됐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사업을 가장 먼저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실이 아니다. 남양주에서 경기도,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된 사실이 바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길이 3.5㎞에 이르는 청학계곡 가운데 이날 1단계로 공사를 마친 구간은 2.3㎞에 이른다. 남양주시는 2022년까지 청학비치 나머지 1.2㎞에 대한 정비작업을 하고 캠핑장과 아트도서관 등도 설치할 계획이다. 청학비치 주변에는 180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화장실 5곳,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2대가 운영 중이다. 남양주시는 올여름 청학비치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취사 행위 및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남양주시는 2018년 8월 민선 7기 출범 직후부터 하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시책을 추진했다. 청학리와 은항아리·묘적사계곡과 구운천 등 주요 계곡·하천에 대한 불법시설·구조물 철거작업에 착수해 지난해 7월 마무리하고 시민에게 개방한 데 이어 공원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4개 계곡 주변 음식점 업주들은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시는 단속 전담팀을 꾸리고, 지속적인 주민설명회와 일대일 면담, 행정처분 등을 병행하며 강력하게 집행했다. 일부 주민들은 1년의 유예기간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시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양주시는 철거 이후에도 공무원과 전문 용역업체 등에 의뢰해 4개 계곡 및 하천의 불법시설물 설치 단속 업무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