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죽은 유니클로..국민 76% "불매운동 계속"

박종욱 입력 2020. 7.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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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선전 포고하듯 수출규제를 발표한지 꼭 일년 되는 날이죠.

당시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 이었고, 또 오래 지속 됐습니다.

뜨거웠던 불매운동의 지난 과정과 현주소를, 박종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1년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자발적으로, 그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됐습니다.

박영하씨도 자신의 수퍼마켓에서 팔던 모든 일본 제품을 폐기했습니다.

[박영하/수퍼마켓 운영] "(일본 맥주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했었고요. 마진율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고요. 그런 걸 저희가 철수를 한 거죠. 식품까지 다 합해서 100만원이 넘었죠, 폐기한 것만."

1년 동안 안 팔다 보니, 지금은 찾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박영하/수퍼마켓 운영] "하루 매장 방문 고객 수가 1천5백명 되거든요. (일본 제품) 찾는 사람은 한두명이에요. 지금은 거의 다 일본 제품 안 판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서 있고…"

수입맥주의 절대강자였던 일본 맥주는 철저히 외면받은 끝에, 올해 수입량이 91%나 줄었습니다.

세일이란 입간판이 크게 내걸린 유니클로 매장.

떠들썩한 동행세일 중에도 오늘 낮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유니클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고, 올해 들어 폐점한 매장만 11곳이나 됩니다.

불매 운동이 오래 가지 못할 거라고 호언했던 유니클로 재무책임자는 폭락한 실적에 말투가 바뀌었습니다.

[오카자키 타케시/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 (지난 4월)] "한국은 엄청난 감소… 계획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습니다. 이것은 한·일 관계의 영향에 더해…"

닛산, 올림푸스 등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들이 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할 만큼, 지난 1년간 불매 운동의 파괴력은 컸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SNS상에서 일본 불매운동 언급량은 줄었지만, 불매운동이 사그라들었다기보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내면화했다는 분석입니다.

[박경하/디지털마케팅업체 빅데이터팀장] "불매라는 키워드를 앞에 달지 않고서라도 내 자신이 구매를 덜 하게 되면서 매출 정체로 이어졌고, 어떤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면서 그런 식으로 일상화되고 습관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 게임 등의 소비가 늘면서 '선택적 불매'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무조건적인 거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과거엔) 다른 사람의 소비에 대해 과하게 관여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는 소비자들이 자기 나름대로, 자기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불매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조차 수출 규제가 한국의 불매 운동만 정착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

최근 여론조사에선 앞으로도 불매 운동에 참여할 것이란 응답자가 76%에 달해, 생활속 불매 운동은 조용히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영상편집: 장예은)

박종욱 기자 (parkgij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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