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깨물어"..녹음에 담긴 '지옥의 기록'

김태운 2020. 7. 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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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내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외부에 알리기 위해서 최숙현 선수는 폭행을 당할 때 이걸 녹음했습니다.

차마 제정신이라고 말하기 힘든 가해자들, 대체 체중 감량이 뭐라고 이런 폭행을 당해야 했는지, 최 선수가 직접 기록한 폭행의 순간을 김태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가혹행위와 폭행은 고2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경주시청과 합동훈련을 할 때였습니다.

경주시청에 입단하자 정도는 더 심해졌습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최 선수가 직접 녹음한 기록입니다.

팀 닥터와 감독은 술을 마시면서 돌아가며 선수들을 폭행했습니다.

[팀 닥터] "너 오늘 거짓말해서 걸렸지?" [최숙현 선수] "네." [팀 닥터] "이빨 깨물어. 일로 와. 뒤로 돌아. 이빨 깨물어. (퍽. 퍽. 퍽)"

최 선수는 이미 공포에 질려 있었습니다.

[감독] "울지 마라." [팀 닥터] "우리는 체중의 문제가 아니다. 왜 우리를 못 믿나?" [최숙현] "(훌쩍훌쩍) 아닙니다."

가혹행위를 못 이겨 1년간 운동을 그만두고 정신과 진료까지 받을 정도였지만 괴롭힘은 더 심해졌습니다.

[팀 닥터] "일로 와 이빨 깨물어. (짝) 근데 1년 쉬다 와 가지고 내가 봐도 감독님이 배려해 주더만 근데 거짓말을 해? 응?"

겨우 만 스무 살에 겪어야 했던 끔찍한 폭행.

이날 스무 차례 이상 뺨을 맞고 발로 차여 갈비뼈가 부러졌지만…

최 선수는 보복이 두려워 병원조차 가지 못했다고 진정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보다 3년 전 미성년자인 고3 때는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 닥터가 20만 원어치의 빵을 억지로 먹이는 식고문을 당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또 최 선수는 9년 선배이자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선수에게는 욕설과 함께 상습적인 구타를 당했지만, 감독이 이를 방조하고 묵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동료 증언] "서로 이간질시키고 왕따시키고 때리고 욕하고 OOO 선수에 대해서 제가 숙현이한테 물어보면 숙현이는 경기를 일으켰어요. 숙현이한테 OOO선수는 지옥 같은 기억인 거예요."

취재진은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팀 닥터 그리고 선배 선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김태운입니다.

(영상취재 : 양재혁(포항) 독고명 / 영상편집 : 우성호)

김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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