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로 들은 文, 윤건영 보내 판문점 회동 성사"
<앵커>
1년 전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있었죠. 최근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이 미국은 원래 북미 양자회동을 원했다고 회고록을 통해 주장했는데요.
당시 청와대와 판문점에서 이뤄졌던 남북미 세 나라 간 물밑 조율 과정을 전병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년 전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미국과 북한의 반대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번 동행을 요청해 결국 관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 당시 회동을 준비한 핵심 관계자는 "'북미 정상 둘이 만났으면 하니, 한국 정부는 빠지면 좋겠다고 미국 측이 이야기한 건 맞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중요한 대목은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런 요구를 하기 전 상황입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군사 정전위원회 등을 통해 북측에 정상 간 만남을 제안했지만, 하루 전까지도 답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회담 하루 전날인 지난해 6월 29일, 청와대 만찬 도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토로했다는 겁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만찬 직후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판문점으로 급파했는데, 북측과 접촉해 판문점 회동을 성사시키라는 게 문 대통령 지시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윤 당시 실장과 행정관 1명은 판문점에서 밤새 머물렀고, 다음날인 회동 당일 오전에서야, 북측의 회신이 오면서 회동이 성사됐다는 겁니다.
결국, 우리 정부의 막후 노력이 미국이 원했던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 3자 회동으로 바꿔냈다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전병남 기자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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