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도의적 책임, 관행 바꿔야"
<앵커>
저희가 보도한 연예인 매니저들의 열악한 노동실태와 관련해서 배우 이순재 씨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행처럼 여겨왔던 매니저의 부당한 업무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이순재 씨 소속사는 매니저 김 모 씨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근로기준법 위반인데 계약서 없이 일하다 보니 가족이 허드렛일을 시켜도 김 씨는 회사에 강하게 따질 수 없었습니다.
4대 보험 미가입도 부당한 조치였습니다.
업무 대부분이 운전이라 사고가 나면 산재보험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회사는 수습사원이라 4대 보험이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습여부와 상관없이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는 4대 보험 가입이 의무입니다.
올 최저임금보다 5천 원 더 많은 월급 180만 원은 주 40시간 일하는 걸 기준으로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주당 평균 55시간을 근무해 시간 외 근로수당을 받아야 했지만 역시 못 받았습니다.
[이순재 씨 전 매니저 : 일과 다 끝나고 저도 피곤한데 몇 시간씩 일 시키고 나서 무슨 돈 만 원, 이렇게 저를 무슨 팁 주듯이. 저 그것도 엄청 자존심 상하고 진짜 울고 싶을 정도로 속상했어요.]
이는 매니저 김 씨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닙니다.
매니지먼트 종사자 3.4%가 구두계약만 하고, 11%는 아예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예계의 부조리한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데에는 다들 그래 왔지 않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 매니저 A 씨 : 연예 일 자체가 예전부터 거의 나도 이랬으니까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 식의 주먹구구식 일처리가 되게 많다 보니까….]
이순재 씨는 어제(30일) SBS 취재진에게 "매니저 김 씨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행으로 여겨온 매니저의 부당한 업무들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홍영재 기자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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