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대검 자문단은 나쁜선례" 하루만에.. 이성윤, 尹 지휘 거부

이정구 기자 2020. 7. 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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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秋·이성윤 협공.. 검찰총장 지휘권 흔들겠다는 의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집한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에 대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30일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특임검사' 지위를 공개 요구한 것을 놓고 검찰 내부에선 "'건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흔들겠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 총장을) 위에서 누르고 이성윤 검사장이 턱밑에서 치받는 형국"이라며 "두 사람의 협공(挾攻)이 앞으로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추 장관이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에 대해 "아주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한 바로 다음 날 윤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反旗)를 든 셈이다.

◇기자단에 문자 보내 '건의 내용' 공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검에 관련 공문을 보낸 지 30분 뒤인 오후 3시 30분쯤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사 중인 사안으로, 관련 사실 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문단과 수사심의회 동시 개최,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 등을 고려해 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하여 주실 것을 건의 드린다"고 했다. '비정상적 상황'이란 최근 대검에서 자문단 인선을 논의하는 자리에 대검 부장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상황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검은 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요구했는데, 검찰총장이 임명하는 '특임검사'는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검찰청법이 보장한 총장의 지휘 권한을 거부한 것으로 볼 대목이다. 과거 특임검사는 검사가 연루된 비리 사건에서 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법리상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여기엔 수사팀의 수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깔렸다. 대검 관계자는 "(채널A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했다면 최소한 그 단계에서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 지휘 부서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의 난해한 범죄 구조의 독특한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례 보완 지휘를 했고, 풀(Full) 버전 영장 범죄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수사팀은 지휘에 불응했다"고도 했다.

이날 오후 '윤 총장이 자문단 구성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한 대검 간부 주장으로 나오자, 대검은 "자문단원 추천은 총장 관여 없이 대검 형사부에서 기준에 맞춰 후보자를 검토한 후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秋, 정권 수사 땐 "자문위 활용하라"

법조계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의 반기를 놓고 "추미애 법무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추 장관은 전날 이번 사건에 대해 "채널A 기자의 언행이 협박에 해당하느냐는 단순한 문제,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자문위에 회부한 것은) 아주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검이 "제3자 해악 고지, 간접 협박 등 난해한 범죄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과 완전히 반대의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지난 1월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등이 진행될 당시에는 전국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검찰수사심의위 등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당시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직후였고, 앞서 이성윤 지검장은 최 대표 기소에 부정적이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란 말이 나왔다.

추 장관은 29일 국회에서 "검찰이 제때 신천지 압수 수색을 하지 않아 코로나 방역 골든타임을 놓쳤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강제 수사 땐 신천지 신자들이 숨을 수 있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의견에 따라 압수 수색을 하지 않았다. 야당은 30일 "이제 코로나도 윤석열 탓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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