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부, 16년 두고 한 남자에 신장 기증한 사연 화제

이영섭 2020. 6. 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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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부부가 16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30일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주민인 제프 그레인저는 지난 3월 테리 헤링턴이라는 여성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았다.

16년 전 테리의 남편 브라이언이 업무 중 사망하며 기증한 신장과 췌장을 그레인저가 이식받았기 때문이다.

테리는 그레인저의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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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죽은 남편, 신장 받은 남자 몸 안에서 동거"
제프 그레인저(좌)와 테리 헤링턴(우) [CBS방송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한 부부가 16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30일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주민인 제프 그레인저는 지난 3월 테리 헤링턴이라는 여성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았다.

이로써 그레인저의 몸 안에는 테리 부부의 신장이 하나씩 나란히 자리하게 됐다.

16년 전 테리의 남편 브라이언이 업무 중 사망하며 기증한 신장과 췌장을 그레인저가 이식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말 브라이언으로부터 이식받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그레인저는 또 다른 신장을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테리는 그레인저의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레인저가 이식받은 신장은) 죽은 브라이언의 일부나 마찬가지였다"면서 정말 다시는 남편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테리의 신장은 남편과 마찬가지로 그레인저와 혈액형 등이 일치했다.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의료진은 기능이 떨어진 브라이언의 신장을 몸속에 그대로 두었다. 이처럼 기증받은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새 신장을 이식할 때 환자 몸에 기존 신장을 그대로 두는 것은 관행이라고 CNN방송은 설명했다.

테리는 "그레인저가 낚시를 가거나 배를 타러 가고 그냥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레인저는 "브라이언과 테리가 내 안에 함께 살고 있다. 가능한 그들이 계속 살아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 수술로 그레인저는 10∼14년을 더 살 수 있게 됐다.

브라이언으로부터 첫번째 신장 이식 후 테리 가족과 꾸준히 우정을 키워온 그레인저는 "테리에게 진 빚은 절대 갚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가 필요하다면 내 오른팔도 내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테리 헤링턴(좌)와 제프 그레인저(우) [미국 플로리다대 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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