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삼성 미전실, 명절에 한우 주고 어장관리"

MBC라디오 2020. 6. 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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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한겨레21 기자>
- 삼성 선물받은 인사, 국회·청와대·공무원·학계 다양
- 삼성, 지위따라 22~65만원 한우세트 가격 달라
- 선물명단에 배송희망날짜, 수령인 이름도 나와
- "의례적으로 받았다" 한 사람도 있어
- 선물매개로 노동관련 인사들과 유착 의심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박태우 한겨레21기자

◎ 진행자 > 삼성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삼성노조와해 사건 재판을 취재하던 중에 삼성미래전략실에서 작성한 문건을 하나 입수했는데 이걸 보니까 우리나라의 노동관련 공무원을 비롯해서 학자, 경찰관 등의 이름과 함께 보내진 선물 리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게 왜 작성이 됐는지, 그 다음에 정말로 선물을 보낸 건지가 궁금한데요. 이 내용을 직접 취재 보도한 기자 스튜디오로 모시고 잠깐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겨레21의 박태우 기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박태우 > 안녕하세요? 한겨레21의 박태우입니다.

◎ 진행자 > 비 오는데 이렇게 직접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태우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이게 선물리스트라고 부르면 되는 거죠? 일단 문건은.

◎ 박태우 > 맞습니다. 선물리스트.

◎ 진행자 > 선물리스트가 재판 기록 가운데 하나였던 겁니까?

◎ 박태우 > 예, 맞습니다. 지난 해 12월에 1심이 선고된 삼성노조와해 재판기록을 저희가 입수를 했는데요. 노조와해 사건이 미전실 중심으로 이뤄진 까닭에 그 검찰수사 기록에 미전실 인사지원팀 문건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에버랜드 노조가 2011년 7월에 만들어졌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2013년 9월쯤에 생겼는데 이 때문인지 그래서 2012년 설하고 2013년 추석에 지급된 선물리스트가 있었습니다.

◎ 진행자 > 지금 박태우 기자가 말씀하신 미전실이라는 게 미래전략실, 과거에 구조본 구조조정본부,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 이 문건은 미래전략실에서 작성한 문건이고,

◎ 박태우 > 맞습니다.

◎ 진행자 > 2012년 설과 2013년 추석 때 선물리스트?

◎ 박태우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이때. 그러면 이 리스트에 올라간 사람이 도합 몇 명 정도 되는 거예요?

◎ 박태우 > 2012년 설에는 한 80여 명 되고 추석에는 60여 명 있는데 여기 일부는 자기들 부하직원들 선물한 것도 있어요. 그런데 보면 부하직원들 뿐만 아니라 아까 진행자께서 말씀하셨듯이 노동부, 노사정위, 노동 쪽을 연구하는 학자, 경총과 같은 경영계, 한국노총 출신 노동계 인사 이런 분들이 선물을 받으신, 그분들한테 선물을 보낸 걸로 나와 있습니다.

◎ 진행자 > 이 사람들 왜 선물을 줘요? 저는 받아본 적 없어서 궁금해서 여쭤보는 건데.

◎ 박태우 >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왔던 일들이, 특히 인사지원팀이 해왔던 일을 보시면 문건에 자세히 드러나 있습니다만 이쪽에서 복수노조를 유예시킨다든가 아니면 노동법들을 자기네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개정을 하려고 한다든가 아니면 등등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었겠죠. 그 이슈에서 자기네들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하기 위해서 일종에 좀 뭐랄까 로비를 위한 어장관리, 이런 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진행자 > 속칭 어장관리, 그런 차원에서. 왜냐하면 사실 저희도 보도를 보고 주목했던 게 사실 아마 많은 분들이 떡값검사 이런 표현으로 기억하고 있겠지만 과거에도 사실은 이게 결국 어찌 본다면 비슷한 양상이잖아요. 다만 이게 노조와해 사건과 연관돼서 노동관련 인사들, 이렇게 범위가 좁혀졌다고 보면 되는 거죠?

◎ 박태우 > 네, 저희가 입수한 건 인사지원팀 관련된 거여서 아마 미래전략실의 전략1팀, 전략2팀, 커뮤니케이션팀 등등 있었을 것이고 계열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또 선물을 하거나 관리를 하지 않았을까.

◎ 진행자 > 그러니까 여기서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은 이게 선물리스트 전부가 아니라는 거고

◎ 박태우 > 전부가 아니죠.

◎ 진행자 > 미래전략실의 인사지원팀에서 작성된 노동관련 선물리스트일 뿐이다, 이렇게 일단 한정하고 이야기하는 게.

◎ 박태우 > 맞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그런데 리스트에 올랐다고 해서 선물을 다 받았다고 단정할 순 없는 거잖아요.

◎ 박태우 > 2012년 설에는 명단하고 액수, 선물이름 이렇게만 적혀 있는데 2013년 추석에는 선물을 배송 받길 희망하는 날짜와 실제 수령인 이름까지 있어서 이건

◎ 진행자 > 잠깐만요. 받기를 원하는 날짜까지 적혀 있어요? 전화를 보통 돌리죠.

◎ 박태우 > 왜냐하면 한우다 보니까 배송 문제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 진행자 > 아, 한우선물세트였습니까?

◎ 박태우 > 한우입니다. 배송 문제가 있어서. 이제 호텔신라에서 선물을 보내면서 언제받길 희망하십니까?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혹시 그러면 리스트에 올라갔던 선물을 줄 대상자들한테 취재 확인해보셨어요?

◎ 박태우 > 몇 분한테는 확인을 했고요.

◎ 진행자 > 받았다고 하던가요?

◎ 박태우 > 받긴 했는데 일단 오래 된 일이라 처음에는 기억이 잘 안 난다 라고 얘기하시고, 그리고 받았긴 했는데 의례적으로 생각하고 받았다,

◎ 진행자 > 의례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의례적이라기보다 그러면 그 전에도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답변 아닌가요?

◎ 박태우 > 그럴 수도 있죠.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이 당시는 청탁금지법이 없었을 때라 김영란법이 없었을 때라서 명절에 주고 받는 선물 받은 거다, 이렇게 해석하고 받으신 분들도 있으신 것 같아요.

◎ 진행자 > 아무튼 그래서 의례적으로 받은 거다, 그럼 받은 것에 대해서 전혀 문제의식을 못 느끼던가요? 혹시 취재대상이 되던 그런 분들은.

◎ 박태우 > 문제의식을 느끼시겠죠.

◎ 진행자 > 아니, 그러면 다른 학자 이런 사람은 떠나서 현직 공무원들 있었다면서요? 노동부.

◎ 박태우 > 지금 현직 공무원도 계십니다.

◎ 진행자 > 그럼 그 공무원은 뭐라고 하던가요?

◎ 박태우 > 그 공무원께서 말씀하시길 선물을 보낸 삼성임원을 업무상으로 마주쳐서 모르는 사람은 아니지만 의례적으로 선물을 보낸 것으로 여겼을 뿐 청탁 받은 사실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진행자 > 그래요. 알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지금 노조와해 사건이 있었고, 그런데 선물 대상자가 또 노동과 관련된 사람들이고 그러면 누가 보더라도 거기서 합리적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 박태우 >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하던 곳이잖아요. 2011년 7월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되는데 그 전에 삼성이 시행을 유예를 시키려고 애를 되게 많이 쓰거든요. 그런데 그 중에 삼성 미전실 문건에서 2009년에 복수노조 시행 1년 반 유예될 때 적극 활동했다 라고 했던 한나라당 의원이 있었는데 그분이 2012년에 한우를 받으셨고

◎ 진행자 > 한나라당 의원.

◎ 박태우 > 네, 그리고 삼성이 박근혜 당시 의원한테 얘기를 해서 노동법 개정을 푸시를 해야 된다, 이런 취지로 얘기했었는데 그 당시 박근혜 의원에게 자문을 했던 그 교수도 이제 선물을 받으셨고 이런 게 있습니다.

◎ 진행자 > 당시 박근혜 의원에게 노동관련 자문을 해줬던 학자한테 삼성이 선물을 보냈다.

◎ 박태우 > 네.

◎ 진행자 > 그런데 이 명단을 보니까 누구는 65만 원짜리 보내고 누구에게는 28만 원짜리 보냈다, 이렇게 나오던데 이게 등급이 있었던 겁니까? 어떻게 된 거예요?

◎ 박태우 > 상식적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보낸 사람이 부사장도 있고 전무도 있고 상무도 있고 이렇잖아요. 보낸 사람의 지위와 받는 사람의 지위, 차관급도 있고 국장급도 있고 과장급도 있고 이렇게 되는데, 그런 식으로 달라서 이제 그렇기 때문에 등급에 차이가 있는 거죠. 65만 원도 있고 22만 원 짜리도 있고.

◎ 진행자 >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사회정책수석과 노동비서관에게도 선물이 전달됐는데 노동비서관이 더 비싼 선물을 받았다? 잠깐만요. 그런데 이게 참여정부 시절 맞습니까?

◎ 박태우 > 네, 참여정부 시절이 맞습니다.

◎ 진행자 > 2012년과 2013년에 보낸 선물리스트라면서요.

◎ 박태우 > 네, 2012년, 2013년에 보낸 건데 참여정부 시절 인사에게도 보낸 걸로 돼 있습니다.

◎ 진행자 > 아무튼 비서관보다는 수석이 높은 사람이잖아요.

◎ 박태우 > 저도 그 부분이 의아했는데, 아마도 그 비서관께서 삼성과 깊이 있는 인연이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냥 추측을 할 뿐이거든요.

◎ 진행자 > 그래요. 물론 지금 선물 자체가 문제인 거지 선물의 등급이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여쭤볼 순 없겠습니다만 혹시 그래도 이게 또 등급을 매겨서 삼성이 관리를 해온 것이냐, 이게 궁금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여쭤봤던 부분이고요.

◎ 박태우 > 나오는 강경훈 전무, 이제 나중에 부사장이 되시는데 이분 같은 경우에 이분이 선물한 분들은 특별히 묶어서 자문단이라고 엮어놓은 분들이 있으세요.

◎ 진행자 > 자문단? 리스트에 그렇게 아예 적혀 있습니까?

◎ 박태우 > 아예 자문단 이렇게 적힌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은 계속 깊이 있게 관계유지하시면서 계속 자문 같은 걸 받으셨으니까 자문단이라고 서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결론 삼아 이 질문 안 드릴 수 없는데 이 선물 매개로 결국 유착관계가 형성됐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박태우 > 아까 말씀드렸던 의원 사례 등을 보는 것처럼 유착이 있었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혹시 유착 관련해서 추가로 보도 되는 내용 있습니까?

◎ 박태우 > 네, 다음 주에 여기 문건에 나와 있는 분들은 아닌데 다음 주에 노조와해 사건 관련해서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 추가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 진행자 > 하나만, 조금 전에 참여정부 시절에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얘기 했잖아요. 그런데 문건은 2012년과 2013년이라고 한다면, 이게 2012년과 2013년이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서 수년째 여러 해 동안 계속 이어 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 겁니까?

◎ 박태우 > 그렇죠. 이 분이 강경훈 부사장이 참여정부 시절에 노동비서관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진술도 있거든요.

◎ 진행자 > 이게 2012년에는 현직은 달랐지만 직책은 달랐지만 참여정부 때 비서관 출신이다, 이 얘기를 하시는 거죠?

◎ 박태우 > 예, 맞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추가보도가 있다고 하니까 저희들이 지켜보도록 하겠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태우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한겨레21의 박태우 기자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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