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배 속 들어찬 비닐.."재활용률 21% 불과"

최재영, 심영구, 손형안 기자 2020. 6. 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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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불편한 진실' 연속 보도

<앵커>

코로나19가 퍼진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29일)부터 그 현실과 대책을 짚어보는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그 첫 순서로 플라스틱이 곳곳에 널려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과 또 처음으로 공개되는 코로나19 이후의 플라스틱 증가율 통계부터 보시겠습니다.

최재영 기자, 심영구 기자, 손형안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최재영 기자>

제주시 사수항 인근 바다입니다. 밖에서 보면 맑고 푸른 제주 바다지만, 속은 다릅니다.

계란판, 포장지, 컵이 나뒹구는데 모두 플라스틱입니다.

[최재영/기자 : SBS 수중취재팀이 바닷속에 내려와 봤더니,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바위틈에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바위틈에 있다 보니 먼바다로 가지 못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정방 폭포 그 앞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게는 페트병이 바위인 줄 알고 보금자리를 꾸렸습니다.


해파리 같아 보이는 물체, 모두 비닐인데 이것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올 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4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국립생태원이 해부를 해 봤더니 예상대로 뱃속에서 비닐이 나왔습니다.

[이혜림/국립생태원 수의사 : (이 비닐은) 보들보들한 재질의 비닐이고, 이렇게 두 개는 약간 사각사각한 그런 재질의 비닐입니다. (바다거북이들이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죽은 채로 발견돼 해부해본 바다거북 49마리 가운데 40마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됐습니다.

무게로는 약 150g에 이릅니다.

[이혜림/국립생태원 수의사 : 미세 플라스틱까지 분석했을 경우는 지금까지 100%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심영구 기자>

이런 일회용 플라스틱, 마부작침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2월, 3월 두 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습니다.

2018년, 2019년에도 조금씩 늘긴 했지만 올 들어 특히 급증했습니다.

종류별로 보면, 비닐류의 양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종이류였습니다.

플라스틱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2배로 늘어났습니다.

이런 플라스틱, 재활용만 잘 되면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손형안 기자>

차가운 커피를 담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재활용 가능하다는 마크가 찍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모두 소각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같은 플라스틱 컵이라도 재질이 제각각이라 한데 섞여 있으면 재활용이 힘듭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PET를 쓰는데 주로, PP나 PS 재질을 쓰는 경우도 있어요. 재질별로 섞이게 되면 재활용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정확하게 선별이 안 되니까 재활용 업체에서 안 받아 주는 거죠.]

다른 플라스틱들은 어떨까요?

이 아파트는 매주 금요일,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합니다.

[수거업체 작업자 :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이 좀 많이 늘었죠. 50㎏, 두 자루 정도 더 늘었다고 보시면 되죠. 평상시에 비해서.]

어떤 것들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지 봤습니다.

[선별장 작업자 : 이렇게 고추장 같은 거 들어 있거나. 이물질 같은 거 들어 있는 거. 플라스틱 재질은 다 버려줘야 해요.]

재질이 섞여 있는 플라스틱도 대부분 탈락입니다.

[김종수/선별장 주임 : 껍질과 본체(용기)가 다르네요. 여기 보시면 PS, 겉에는 PS. 애는 다른 게 써져 있네요. OTHER(기타), PP 다르죠.]

[노환/재활용업체 대표 : 이런 것들도 한 가지 재질로 해도 아무 이상이 없어요. 근데 구태여 여기에 PET하고 PP하고 같이 써야 할 이유가 없단 말이죠.]

버려진 것들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모두 소각됩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발전소에서 태우는 플라스틱을 제외한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이 21%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재영 기자>

그런데 우리 정부 계산은 좀 다릅니다.

정부는 국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66%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플라스틱을 태워서 연료로 쓰는 것을 재활용으로 보느냐, 아니면 보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것을 '에너지 회수'라는 이름으로 재활용이라고 분류하지만, 유럽연합에서는 '폐기물'로 분류합니다.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물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태운 플라스틱이 약 45% 가까이 되니까 유럽연합 기준에 따르면 우리의 재활용율은 21%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썩지 않기 때문에 태운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플라스틱 연료보다는 환경 선진국들처럼 실제 재활용이 되도록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할 때입니다.

[영상·수중 : 이병주·서진호·최호준, 영상편집 : 박선수,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 VJ : 정한욱·김초아]  

* 바다거북 해부 및 관련 자료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최재영, 심영구, 손형안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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