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대선 이기면 가져가라는 비아냥..탁자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

"전두환 정권이 의석 모자라 국민에 무릎 꿇었나..역사, 文정권 몰락의 길로 기록"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원구성 협상 결과와 협상결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며 "일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며 "야당 몫이던 법제사법위원회를 탈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은 우리 야당에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며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국무위원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2020년 6월29일, 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사위 단 하나였다.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며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원구성은 21대 총선에서 드러난 '총선 민의'를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 원구성 협상에 2년 뒤에 있을 대선을 왜 끌어들여야 하는가"라며 "다음 대선을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보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아울러 "국회의장은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을 했다.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라며 "집권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 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1987년 6월 항쟁, 거기에 굴복한 전두환 정권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문이 열렸다.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나"라며 "국회 상임위원장 숫자가 부족해서 국민의 뜻에 굴복했나"라고 꼬집었다.

또 "30여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 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다.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며 "역사는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 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sd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