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북극 인류 생존의 일등공신 '썰매개'의 진화

윤신영 기자 2020. 6.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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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밭을 달리는 그린란드의 썰매개 사진이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했다.

약 1만 년에 걸친 북극 지역 썰매개의 진화 역사를 고게놈 연구로 밝힌 논문이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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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흰 눈밭을 달리는 그린란드의 썰매개 사진이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했다. 약 1만 년에 걸친 북극 지역 썰매개의 진화 역사를 고게놈 연구로 밝힌 논문이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미켈홀더 신딩 덴마크 코펜하겐대 글로브연구소 연구원팀은 현생 그린란드 썰매개와 고대의 시베리아 썰매개, 고대 늑대의 게놈을 해독한 뒤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현생 썰매개가 약 1만 년 전 고대 시베리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 사이언스 26일자에 발표했다.

썰매개는 전세계에 널리 퍼진 개 가운데 북극 지역에 적응한 품종을 의미한다. 그린란드 썰매개, 알래스카 말라무트, 허스키가 대표적인 품종이다. 고고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썰매개는 최소 약 1만 5000년 전 인간에게 길들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썰매개의 기원을 확인하기 위해 그린란드 썰매개를 비롯한 현생 썰매개 10마리의 게놈을 해독하고, 9500년 전 러시아 북부 섬 조코프 지역에서 발굴한 시베리아 썰매개와 역시 러시아 북부 야나 지역에서 발굴한 3만 3000년 전 시베리아 늑대의 화석에서 추출한 게놈을 해독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고대 시베리아 썰매개와 현생 썰매개가 유전적으로 연관성이 높아 고대 시베리아 썰매개가 현생 썰매개의 공통조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여러 품종 가운데에서는 지역적으로 고립된 그린란드의 썰매개가 고대 시베리아 썰매개와 가장 유전적으로 비슷했다.

연구팀은 고대 시베리아 늑대에서 고대 및 현생 개로 유전자가 이동한 흔적도 확인했다. 하지만 북미 대륙의 북극에 사는 썰매개와의 교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여러 썰매개가 공통적으로 적응한 신체적 특성도 발견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개는 인류의 농업 때문에 전분 섭취가 늘면서 이를 소화시키는 유전자인 AMY2B 유전자를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북극 지역에 거주하던 인류는 탄수화물이 부족해 지방 중심의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 썰매개는 이런 북극의 식단에 맞춰 AMY2B 유전자를 적게 지니고 대신 고지방 식단을 소화시키거나 지방 성분을 혈액에서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9500년 전 조코프 지역 유적에서 발견된 북극곰이나 사슴의 동물뼈 성분, 그리고 사용한 석기의 재료(흑요석)을 보면 이들이 거의 1500km를 이동하며 사냥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썰매를 만드는 기술과 썰매개를 길들인 덕분에 빙하기인 이 시기에 이 지역에서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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