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포로는 왜 웃고 있었을까'..6·25 참상 희귀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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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전쟁의 참상과 슬픔을 고스란히 기록한 희귀 사진 70장이 공개됐다.
연합뉴스가 24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입수한 사진들에는 폭격으로 황폐해진 서울 도심과 힘겨운 피란 행렬, 포로수용소 등 전쟁의 비극을 겪은 한반도 곳곳의 모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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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수용소·폭격 맞은 서울 도심·피란 행렬 등 모습 담겨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전쟁의 참상과 슬픔을 고스란히 기록한 희귀 사진 70장이 공개됐다.
연합뉴스가 24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입수한 사진들에는 폭격으로 황폐해진 서울 도심과 힘겨운 피란 행렬, 포로수용소 등 전쟁의 비극을 겪은 한반도 곳곳의 모습이 담겨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진은 어린이 전쟁포로와 ICRC 직원이 악수하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6월 4일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어린 포로가 프레데릭 비에리 ICRC 대표단 직원과 악수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린이 포로가 인민군 또는 중공군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악수하는 두 사람 뒤로는 수용소 철조망에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도 눈에 띈다.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짬을 내 여유를 즐기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겼다.
1951년 6월 촬영된 사진 속에서는 상체를 벗은 채로 기마 싸움을 즐기는 수감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표정이 이색적이다.
전쟁의 비극 속에 힘겨운 피란 행렬에 나선 피란민들의 고통스러운 표정도 포착됐다.
1950년 12월 대구에서 찍은 사진 속에는 거의 모든 기차 칸마다 피란민들이 들어찼는데, 한기를 이겨내기 위해 담요나 옷 등을 뒤집어쓴 모습이 보인다.
머리 위에 짐을 올린 채 또는 아이를 등에 업은 채 힘겹게 이동하거나 기차 지붕 칸에 올라타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도 찍혔다.
대구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의 어느 강에서 피란민들이 나룻배를 탄 상황에서 한 남자 어린이가 노를 젓는 장면에도 시선이 간다.
폭격으로 폐허와 다름없는 서울의 풍경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1952년 1월 폭격을 맞은 서울 도심,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된 가운데 폐허로 변한 거리를 거니는 시민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띈다.
폐허 속에서도 작은 가판대를 꾸려 생계를 이어가려는 소시민의 모습도 보인다.
한 가판대 앞에는 한복을 입은 여자아이를 포함해 어린이 6~7명이 모여들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여성 포로수용소에서 대기 중인 여성들의 모습,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가 문산 앞바다에서 수송선 등으로 이송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공개된 사진 중에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시민들이 ICRC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의류 등 구호 물품을 받는 모습, 부산과 거제도 등에 설치돼 있던 포로수용소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공개됐다.
찰스 사브가 ICRC 한국사무소 대표는 "ICRC는 한국전쟁을 포함한 무력 충돌과 다른 긴급 상황에 영향을 받은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해 왔다"며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일부 사진을 공유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1863년 설립된 ICR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주의 단체 중 하나로, 보건,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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