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방해' 삼성맨들, 유죄 받고도 노사 업무하며 승진까지
[앵커]
어제(22일)에 이어 오늘도 삼성 관련 보도를 이어갑니다. JTBC는 더 이상 노조 없는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삼성이 실제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노조의 설립이나 활동을 방해해서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사람들을 추적했습니다. 모두 스무 명이 넘습니다. 지금은 삼성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봤더니, 승진을 하거나 비슷한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우대를 받고 있다는 건 노조를 보장하겠다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진정성과도 연결되는 대목입니다.
먼저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인사팀장으로서 노조활동에 큰 타격을 줬던 기획 폐업에 관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 1심 재판부가 기록한 당시 삼성전자 인사팀장이었던 박용기 전무의 범죄사실입니다.
현재 박 전무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부사장으로 승진해 여전히 인사업무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삼성 노조 설립과 방해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된 전·현직 임직원은 28명으로 25명은 현직입니다.
JTBC 취재결과, 이들 중 현재까지 인사와 노무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 최소 10명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인사 업무 실무를 담당하는 신 모 부장, 황 모 부장, 박 모 차장은 모두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판결문엔 이들이 공인노무사인데도 단체교섭을 지연하고 노조 분열을 유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계획했다고 나옵니다.
2013년 한국경영자총협회 교섭 전문위원이었던 한모 씨는 삼성의 지시를 받아 단체교섭을 고의로 지연시킨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한씨는 이듬해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지금도 인사지원그룹에서 노사관리를 담당하는 차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삼성물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에버랜드 노조와해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직원 박모 씨와 김모 씨 역시 여전히 인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진창원/삼성전자 노조위원장 : 적어도 인사 업무에서는 빼야 회사가 진정한 노조에 대해서 탄압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겠다는 건데.]
같은 사건에서 피해자였던 노조원을 징계할 땐 신속히 이뤄진 점과 대조적입니다.
[조장희/삼성물산 노조 부지회장 : 감사 참석 요구하는 요구서를 감사팀장 등 3명이 저희 집에 찾아와서 아내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전달을 하고. 경찰 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이미 저의 징계는 확정이 됐죠.]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개인에 대한 조치나 징계 등은 현재 진행 중인 형사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사규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현직 임직원들의 담당 업무를 묻는 질문엔, "개인정보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다만, 대부분은 현재 국내 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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