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직권 수사자문단 '밀실 운영' 우려

윤지원 기자 2020. 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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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 유착 의혹' 사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독자 결정

[경향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문단 비공개 예규 입수
총장이 직접 자문단원 위촉
심의 절차도 외부 공개 안돼

유착 의혹 검사장은 최측근
‘불신 부를 것’ 내부서도 반대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 결정은 이 안건을 논의한 대검 부장회의가 파행된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단은 총장의 결정으로 소집이 가능하고 총장이 단원을 직접 위촉하지만 심의 과정은 모두 비공개라 ‘밀실 협의’가 가능한 구조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사장 일부는 지난 19일 열린 대검 부장회의에서 자문단 소집에 반대 했다. 회의에서는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제3의 의견이 왜 필요하느냐’ ‘수사팀의 사건 처리 방향에 동의하기 때문에 자문단 소집은 불필요하다’ ‘총장이 위촉하는 자문단 결정은 오히려 불신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추후 회의를 다시 열기로 하고 마쳤지만 윤 총장은 그날 자문단 소집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다. 수사팀은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채널A 이모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대검 간부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린다.

윤 총장이 대검 간부들 의견을 절충하지 않고 자문단 소집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자문단 소집 규정 때문이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대검 비공개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4장(전문수사자문단)’은 자문단 설치부터 심의, 존속기간에 대한 12개 조항으로 돼있다. 규정은 자문단에 대한 총장의 폭넓은 권한을 인정하며 절차를 대부분 비공개로 한다.

소집 규정인 14조는 ‘총장이 심의대상 사건과 안건을 정해 소집한다’와 ‘수사팀·대검 소관부서·인권수사자문관이 소집을 건의할 수 있다’로 돼있다. 외부 시민위원들의 소집 의결이 필요한 수사심의위원회와 달리 자문단은 총장이 소집하고 안건도 정할 수 있다. 총장은 단장 1인을 포함 7~13명으로 구성되는 자문단원 위촉 권한(13조)도 있다. 총장이 승인하면 자문단원은 수사서류를 열람할 수 있다(15조)고도 돼있다. 자문단은 수사팀과 대검 소관부서로부터 의견서를 받고 심의 때는 수사팀·대검 소관부서·인권수사자문관·사건 관련 전문가를 불러 설명을 듣기도 한다. 자문단은 심의 종료 후 전원이 서명한 심의결과보고서를 총장에게 보고하고 총장은 그 결과를 수사팀에 통보한다.(18조) 심의결과 보고 전까지 자문단은 별도로 수사팀이나 대검 관계자를 접촉할 수 없고(19조) 결과를 보고함과 동시에 해산한다.(20조)

자문단 운영은 비공개다. 23조는 ‘참석자 명단과 심의 내용 및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다. 자문단 지침 전체가 비공개 예규로 돼있어 심의 내용뿐만 아니라 심의 절차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대검 관계자는 "심의 절차와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은 출발부터 공정성 시비가 있었다. 윤 총장은 사건관계인이 소집을 신청할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채널A 기자 측 진정을 받아들여 자문단을 소집했다. 채널A와 유착 의혹을 받는 검사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 간부다.

ㄱ변호사는 “자문단이 객관적 제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요건이 공개될 필요가 있다”며 “어떤 절차를 통해 구성됐고 구성된 단원이 윤 총장과 관계가 있는지 등에 대해 모르고 밀실 회의 결과만 알려준다면 어떻게 결과의 객관성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ㄴ변호사는 “윤 총장 입장에선 채널A를 봐줘도 문제고 기소해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문단 회부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수 있다”면서도 “총장이 흑심을 갖는다면 막을 도리가 없고 자문단은 책임을 미루는 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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