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농업법인인데 농민들은 들러리?..불법 싹틔운 특혜 온상

김효신 입력 2020. 6. 22. 21:46 수정 2020. 6. 2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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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업법인"은 말 그대로 농민들이 모여 만든 회삽니다.

정부는 농업 보조금을 줄 때 엉뚱한 사람이 돈을 가로채지 못하게 자격을 농민이나 농업법인으로 제한합니다.

산지유통센터도 마찬가지로 건물 짓고 설비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큰 돈이 드는데 농민은 돈이 부족하니까 정부가 보조금을 대줍니다.

산지유통센터는 산지에서 농산물을 사들여 분류, 세척, 포장하는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파는 거래망입니다.

농민과 소비자 두 쪽다 이익을 볼 수 있어 농업 보조금이 투자됩니다.

그런데 광주에선 한 건설업체가 농업법인을 세우고 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농업법인 10년 비밀을 김효신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30억 원이 투입된 한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4층 건물이 텅 빈 듯 썰렁합니다.

사무실과 창고는 문은 굳게 닫혀있고 작업장도 한산합니다.

이 곳에서 거래되는 농산물은 한해 1,000톤 안팎.

다른 유통센터와 비교해보면 물량이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건물이 큰데 사고 파는 농산물은 왜 이렇게 적을까요?

[유통센터 참여 농민/음성변조 : "정부에서 보조 받으면 끝나버리지 그것이 우리 농가에게는 아무 필요도 없는 것이여 납품을 안 받아 주는데요."]

당시 관련법을 보면 해당 보조금은 농업법인, 다시 말해 농민이 5명 이상 참여한 법인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중견 건설업체가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농업법인 '한두레농산'.

주주로 등록된 일부 농민들은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말합니다.

[농민 주주/음성변조 : "나는 주식이라는 걸 원래 안 사는 사람이에요. 내가 여기 농촌에서 70년 농사지으면서 살고 있는데 황당한 일이지..."]

농민 주주들이 냈다는 수억 원의 출자금도 문젭니다.

한두레농산은 산지유통센터 신청을 앞두고 3억 5천만 원 어치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늘어난 주식 물량은 5명이 사들인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 돈은 농업법인이 대신 냈다고 전 임원은 고백합니다.

[농업법인 전 임원/음성변조 : (사장님이 서류를 꾸며서?) 응, 다 그렇게 만든거예요. (농민들은) 주식에 대해서는 몇 주인 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지 이 사람들은."]

이렇게 편법 발행된 농업법인 주식은 5년이 지나 모두 건설사 대표에게 무상으로 넘어갔습니다.

[한○○/농업법인 주도 건설업체 대표 : "이 사람들이 차명이었는가 봐. 명의를 빌렸는데 다시 되돌려 받은 것 같아요. 농업법인 만들 때 여러 사람들에게 분산해놓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가짜 농업법인을 설립해 임대사업을 벌었다.", "법인 출자금을 건설사 대표가 챙겼다."

건설사 대표 한 씨가 농민들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며 돈을 챙겼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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