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삼성 인사팀..이재용 '무노조 포기' 말뿐이었나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선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지난 달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한 말입니다. 창사 이후에 계속 고집해 온 무노조 경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거여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JTBC는 이 부회장의 발표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취재했습니다. 노사 간 상생이란 말을 무색케하는 정황이 여기저기에서 드러났습니다.
먼저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2주 뒤 삼성웰스토리 노조위원장이 전체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이 부회장의 사과 영상'이 담긴 유튜브 링크로 시작합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이어서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노동조합에 가입해 달라"고 적었습니다.
3시간쯤 뒤, 제목에 '필독'이라고 붙은 인사팀의 답장이 도착합니다.
사적인 용도로 회사 시스템을 이용하면 징계까지 가능하다", "사규 위반으로 인사상 불이익당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급식업체인 웰스토리 직원들은 전국의 급식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진헌/한국노총 삼성웰스토리 노조위원장 : 우리는 전국 사업장인 데다가 이것(사내 인트라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모든 게 원활하게 안 되잖아요. 사내 인트라넷이 없으면 소통이 안 되겠죠.]
노조는 사내 동아리도 전체메일을 쓴다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진헌/한국노총 삼성웰스토리 노조위원장 : 이런 동아리가 있으니 가입하실 분은 가입하시라고 그 안내메일은 전체에게 보내는 경우가 있고. 노조 외에는 아무 말이 없어요. 노조만 제재하는 게 부당하다는 얘기죠.]
2018년 11월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도 '회사는 조합원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당한 조합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담겨있습니다.
삼성 웰스토리 측은 "회사인트라넷이 아니라 네이버밴드 등 외부 전산망에서의 노조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또 "노조 메일이 업무를 방해한다는 직원들의 불만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에 참여했던 노조 측은 "네이버 밴드를 회사 허락받고 할 이유는 없다"며 "회사 인트라넷망 이용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류하경/변호사 : (노조가) 인트라넷을 이용했다, 그런다고 해서 다른 직원들이 인트라넷을 순간적으로 사용 못 한다거나 고장 난다거나 하지 않거든요. 업무 외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을까 봐 좀 걱정이 됩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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