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 임금 못받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상직 의원이 책임져라"
[앵커]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달라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들은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의 실소유주인데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직 의원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는데, 정유진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 이스타항공의 직원들입니다.
직원 1600명이 다섯 달 치 임금 240억 원을 못 받았습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나가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코로나19는 그마저도 쉽게 허락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말 돈이 없는 걸까.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팔릴 예정인데, 매각대금 규모만 545억 원에 이릅니다.
이 돈은 모두 직원들이 아닌 대주주들의 몫, 특히 400억 원 이상을 챙기는 사람들, 바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가족입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줍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 "이 모든 것이 이상직, 저자가 매각대금을 챙겨나가려는 욕심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19대 국회의원에 이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맡으며 '일자리 문제' 해결사를 자처해온 이상직 의원.
[이상직/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4월 : "당과 정부에서 일자리 경제를 디자인한 사람으로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이 의원,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이상직/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스타항공 직원들 5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는데요.) 제가 경영에 전혀 관여를 안 하는데, 관여를 7년째 안 하고 있는데요."]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먼저 이스타항공의 이사진,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의 이전 회사부터 함께 일한 최측근, 26살 때 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수지 씨는 이 의원의 딸입니다.
2년 전 상무로 입사해 새로 만들어진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이 됐습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 "이 분은 연봉이 1억 1700입니다. 일주일이면 한 두 번 출근할까요?"]
경영 담당 전무는 이 의원의 전 보좌관, 재무, 노무 등 주요 보직에도 조카 등 친족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이스타항공의 지분 40%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상무 전무 이런 분들이 딸이라든지 전 보좌관 출신... 이런 구조에서 본인이 사실상 아무것도 모른다고 얘기하면 상식적으로 사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런데도 이상직 의원은 체불임금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될 제주항공 책임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상직/더불어민주당 의원 : "계약서를 보면 제주(항공)가 (임금체불 해결)하기로 했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이야긴 좀 다릅니다.
계약 내용에 체불임금에 대한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 경영권이 넘어온 것도 아닌데 체불 임금 문제를 책임질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런 '책임 핑퐁'만 몇 달째, 직원들 고통만 커지고 있습니다.
["임금 좀 주세요. 정말 먹고살기 힘듭니다. 살려 주십시오... 절박합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직원들에게 석 달 치 임금을 반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다섯 달 치 체불임금 중 석 달 치를 안 줄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정유진 기자 (trul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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