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방관에게 152만원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광주시민

손대성 2020. 6. 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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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광주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고생했다며 대구 소방관에게 150여만원을 기부해 눈길을 끈다.

그는 편지에서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자"라고 자신을 밝힌 뒤 "코로나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지역 설계사를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했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시민 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께 기부한다"고 손글씨로 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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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보험설계사 "코로나에 고생한 형제도시 소방관님께" 손글씨 편지도 남겨
보험설계사가 남긴 편지와 돈 [대구 동부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익명의 광주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고생했다며 대구 소방관에게 150여만원을 기부해 눈길을 끈다.

19일 오후 10시께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에 4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불쑥 나타났다.

그는 사무실 문을 열고는 "고생 많으십니다"란 말과 함께 봉투 2개를 던지고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 근무자는 밖으로 나가 이 남성을 찾았으나 빠르게 동대구역 방향으로 이동해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 남성이 남긴 봉투에는 현금 152만과 감사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자"라고 자신을 밝힌 뒤 "코로나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지역 설계사를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했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시민 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께 기부한다"고 손글씨로 써놓았다.

이어 "초창기에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 소방관이 더 힘들었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기부하기로 했고 이 뜻에 많은 수강생이 동참했다"며 "일부 수강생은 강의에 오지 않음에도 선뜻 기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고 표현해 대구 소방관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로서 영호남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대통합 역할을 하기 위해 2013년 3월 달빛동맹 공동협력협약을 맺은 뒤 각종 행사에 교차 참여함으로써 협력을 꾀하고 있다.

2월 초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구시가 가장 먼저 광주에 보건용 마스크 1만장을 지원했다.

대구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광주시는 곧바로 대구에 보건용 마스크 4만장, 생필품 세트 2천개 등 구호 물품을 수차례 지원했고 병원 병상을 지원해 화합을 꾀했다.

소방 관계자는 20일 "기부자 뜻에 따라 기부금으로 소방(구급)용품을 구매해 구급대원에게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 사무실에 날아든 봉투 [대구 동부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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