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러시아 속국인가?" 볼턴에 비친 트럼프 외교인식

안용수 2020. 6. 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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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홍보도구화..터키·우크라 상대로는 버젓이 사법방해
중국·일본과 탈법적 흥정..사우디·중국 인권유린 묵인
국제관계에 전반적 무지..전쟁우려에도 군사행동 쉽게 운운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져 사임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책에는 자신이 목격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인식이 담겼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 기술된 트럼프 대통령과 얽힌 국가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워싱턴포스트(WP) 등을 인용해 소개했다.

존 볼턴 회고록 출간에 트럼프 곤혹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중국·일본 앞에선 탈법적인 흥정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통신회사인 ZTE에 대한 제재를 뒤집고 화웨이에 대한 형사 기소 역시 무위로 돌리려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회사 문제를 정책적인 면에서 보지 않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개인적 제스쳐를 보내려 한 것이라는 게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이 미·일 동맹 관계를 논의하는 동안 진주만 공격에 대해 화를 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는 이란과 협상을 타결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대만, 홍콩, 위구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심지어 2019년 정상회담에서는 시 주석에게 인권 탄압 문제가 불거진 위구르 재교육 캠프를 설치해도 좋다고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비핵화 디테일이 없이 서명하고 사진을 찍는 단순한 '홍보행사'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북한은 그냥 홍보도구였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노력보다는 대외적으로 비치는 홍보 효과만 의식했다는 게 볼턴 전 보좌관의 설명이다.

그는 또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번째 싱가포르 회담 이후 엘튼 존의 사인이 담긴 '로켓맨' CD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도록 수차례 요구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며 조롱했지만, CD를 선물함으로써 애정이 어린 표현이었다는 점을 각인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CD를 전달하려 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 해 평양 방문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고, 한동안 CD 전달이 우선 과제에 있었다고 한다.

영국의 핵보유국 사실, 핀란드의 독립국가 지위를 모를 정도로 국제관계에 무지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핀란드·영국·아프간에 무지 노출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냐고 물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적었다.

세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아프간과 18년간 전쟁 중이지만 전·현직 대통령을 수차례 혼동했다고 전해졌다.

그는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불쑥 영국이 핵보유국이냐고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둘러싸고 사우디 왕실의 개입설이 불거졌으나 이를 문제 삼지 않으려고 노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딸 보호하려 사우디 왕실의 잔혹극 묵인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이는 장녀 이방카가 정부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사실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게 볼턴 전 보좌관의 전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레이스에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사적 메일을 공무에 사용했다며 맹공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 터키·우크라 보면 사법방해 정도는 일상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로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재정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하자 볼턴 전 보좌관이 이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알렸고, 폼페이오 장관은 쿠슈너의 외교 개입이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회사의 이란 제재 금지 위반 혐의로 뉴욕 남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조를 구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수사 사안을 챙기겠다"면서도 "뉴욕 남부의 검사들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교체가 돼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정적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대체로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군사행동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CG)[연합뉴스TV 제공]

◇ 전쟁의 비극 모른다…베네수엘라 침공 운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데 대해 "멋진 계획"이라며 "베네수엘라는 사실 미국의 일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정상으로 간주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그는 30분 후 과이도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보다 약해 보인다며 계획 수정을 지시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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