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분양가 9000만원..제값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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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로봇개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로봇개를 분양받을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리기, 비탈길 걷기를 자연스럽게 해내는 등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해 다양한 센서를 탑재할 수 있는 것이 로봇개 스팟의 강점이다.
로봇개 스팟은 지난해 시민 무단 감시용으로 쓸 수도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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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예상가 3배 웃돌아..내년까지 1000대 생산
다음엔 하역 로봇, 그 다음엔 인간형 로봇 계획
마침내 로봇개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로봇개를 분양받을 수 있다. 미국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16일(현지시각) 로봇개 `스팟'(SPOT)을 7만4500달러(약 9000만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관련 업계에 퍼진 소문은 2만2천달러였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이의 3배가 넘었다. 이 회사가 로봇을 일반에 판매하는 것은 1992년 회사가 출범한 지 28년만에 처음이다.
이 회사는 16일(현지시각) 스팟 익스플로러(Spot Explorer) 개발자 키트를 온라인몰(shop.bostondynamics.com)을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스팟 익스플로러 키트에는 스팟 로봇과 함께 배터리 2개와 충전기, 태블릿 조종기, 로봇 케이스, 전원 케이스 등이 포함돼 있다. 1인당 최대 구매수량은 2대. 회사쪽은 주문한 뒤 6~8주 지나 배송된다고 밝혔다. 개발자용 외에 가격을 할인한 교육용, 더 많은 센서와 통신망을 갖춘 기업용도 판매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대변인은 인터넷 미디어 `벤처비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약 1000대의 스팟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목표는 올해 안에 1000대를 판매하는 것이었으나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건설 공사, 폭발물 처리반, 석유 시추 현장 등 활약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가을 로봇개 스팟을 시중에 내놨지만 지금까지는 일정한 기간 임대를 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건축 공사장과 경찰 폭발물 처리반, 석유 시추시설 등에 투입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병원 원격진료 플랫폼, 공원 사회적 거리두기 알리미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계단 오르내리기, 비탈길 걷기를 자연스럽게 해내는 등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해 다양한 센서를 탑재할 수 있는 것이 로봇개 스팟의 강점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150개 이상의 스팟 로봇이 미국과 해외의 기업, 연구시설에 배치돼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계속 임대 형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작업시간 단축·위험 축소 등 효과…공연도 가능
로봇개 스팟은 과연 제 역할을 해냈을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캐나다 퀘벡의 한 건설업체의 경우 건축 현장에서 스팟이 매주 약 5천장의 사진을 자동 촬영함으로써 주당 20시간의 작업시간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석유시추 현장에서는 컴퓨터 영상에 기반한 이상 탐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인간 작업자의 위험을 크게 줄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의 지하탐사 경진대회에선 자동 탐지 및 통신 기기를 장착하고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제트추진연구소팀의 일원으로 참여해 활약했다.
로봇의 주된 임무는 네발로 이동하면서 주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춤추고 엎드리고 몸을 비트는 등 다양한 동작 능력을 갖추고 있어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로봇개 스팟은 지난해 시민 무단 감시용으로 쓸 수도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경찰에도 판매할 계획이 있는가? 미국 기자의 이런 질문에 이 회사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폭발물이나 위험 물질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짐을 검사하는 용도일 경우에는 `예스'다.” 그는 그러나 ‘사람을 해치거나 위협하는 데 로봇을 써서는 안된다’는 기본 원칙은 모든 고객에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엔 궁극적인 한계가 있다. 일단 로봇을 팔고 나면 그 로봇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주인 마음이다. 나중에 문제가 될 경우 대처해봤자 사후약방문을 벗어나기 어렵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앞으로 로봇을 시중에 내놓을 업체들이 심사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오늘은 스팟, 내일은 핸들, 미래는 아틀라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 말고도 화물 하역 작업에 쓸 수 있는 로봇 `픽'(PICK)도 시판한다. 이 회사 창업자이자 대표인 마크 레이버트 박사는 지난해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이 회사의 로봇을 시간 순서대로 오늘은 로봇개 `스팟', 내일은 바퀴형 로봇 `핸들', 미래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로 나눠 설명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핸들'은 ‘픽’의 모바일 버전이다.
레이버트는 픽을 내일의 로봇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아직 시제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픽이 1년반 후, 즉 2021년에나 시중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로봇으로 분류한 아틀라스에 대해선 당시로선 시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을까? 보스턴 다이내믹스 대변인은 "핸들은 2년 안에 시판할 예정이며 아틀라스는 지금도 시판할 계획이 서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틀라스의 계획은 변하지 않았지만 핸들의 시판 시기는 당시 계획보다 조금 더 뒤로 늦춰졌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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