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 고양이 학대'.."쫓으려던 것뿐"이라는데 당신이라면?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학대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시장 상인의 호소에도 동물단체는 고발을 감행했다. 사건이 동물학대의 범위와 유형을 둘러싼 논의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사건은 지난 12일 온라인 고양이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 사진과 글 하나가 올라오며 알려졌다. 긴 쇠꼬챙이로 제압당하는 고양이 사진과 함께 "상인 여러명이 길고양이를 줄에 묶어 집어 던지고 목을 졸랐다"고 적은 글이었다.
'동묘 고양이 사건'으로 명명된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상인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최초 게시글에서 고양이가 임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은 누리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학대 당사자로 지목된 상인은 억울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상인 A씨는 "119나 120에 전화하고 동물신고센터까지 전화했지만 점심시간이라고 출동을 못 한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부드러운 빗자루, 그다음에는 이불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가게 안으로 뛰어든 고양이로 인해 공포감을 느꼈고, 내보내려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공개된 CCTV(폐쇄회로화면)에는 담요를 이용해 고양이를 내보내려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오히려 자신의 번호로 인신공격성 문자가 쏟아진다며 지나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상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여론은 여전하다. 단순히 내쫓으려던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최초 제보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고양이를 키운 지 두 달밖에 안 된 내가 딱 봐서도 심한 정도였다"며 "살면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고양이를 구조한 근황을 전하며 "고양이는 불필요한 학대를 당했다"며 "상인의 사정이나 의도가 어떻든 고양이를 학대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는 옹호 의견과 동물학대가 분명하다는 의견이다. 학대의 '의도성' 유무와 '실제 행위'에 대한 판단 사이의 간극이 있는 셈이다.
고양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다는 회사원 김모씨(34)는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무서워 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걸 단순히 쫓아내는 걸로 봐야 할지 학대로 봐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화된 법에 비해 인식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체적 위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양이를 내쫓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정모씨(28)는 "고양이가 사람에게 준 피해보다 당한 것이 훨씬 크다"며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동물학대범에 이례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한 유정우 울산지방법원 판사는 "동물 역시 생명체로서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유림 동물권 전문변호사는 "(패대기치고, 발로 누르는 등) 이런 행위들을 보면 학대 고의가 있다고 보고, (고양이를) 이동시키려는 행위를 넘어서는 거라고 본다"며 "어떤 의도로 시작했든 간에 도구를 이용하는 등 법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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