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태운 것 같다"..취객 폭행·추행에 떠는 택시기사들

김상연 2020. 6. 1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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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 안에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행패를 부리는 사례가 잇따라 운전기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8일 인천시 중구 한 도로에서 운전 중이던 택시 기사가 50대 승객으로부터 수차례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승객 A(57)씨는 술에 취해 택시에 탄 뒤 목적지를 묻는 택시 기사의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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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운전자 안전 강화해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도
취객 돌발 행동에 무방비.."택시기사에 대한 근본적 인식 개선 필요"
택시 기사 폭행하는 승객 (PG) [제작 이태호]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최근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 안에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행패를 부리는 사례가 잇따라 운전기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8일 인천시 중구 한 도로에서 운전 중이던 택시 기사가 50대 승객으로부터 수차례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승객 A(57)씨는 술에 취해 택시에 탄 뒤 목적지를 묻는 택시 기사의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차량에서 하차한 뒤 택시 위로 올라가 표시등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인천시 서구에서는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여성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추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승객 B(57)씨는 택시 뒷좌석에서 이동 경로 등을 두고 말싸움을 하다가 운전 중인 택시 기사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A씨와 B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승객이 택시 기사를 위협하며 차량에서 내리게 한 뒤 직접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경우도 있다.

이달 7일 강원도 춘천에서는 술에 취한 30대가 운전석 문을 열어 택시 기사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승객 C(30)씨는 이후 직접 운전대를 잡았고 얼마 못 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췄다.

택시 기사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 승객은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다.

승객 A씨, B씨, C씨는 각각 경찰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폭언에 폭행까지 무방비 (CG) [연합뉴스TV 제공]

피해자인 택시 기사들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C씨의 폭행으로 어금니 일부가 부서지고 차량이 파손된 택시 기사는 "아직도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리고, 막 그 생각(폭행)이 떠오른다"며 "차를 고쳐도 당분간 운전대를 잡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로부터 피해를 본 택시 기사의 자녀는 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의 안전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당시 피해로 (어머니는) 처음으로 정신과를 방문해 약 처방을 받았고 상해 진단까지 나온 상태로 현재 일을 못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운전자 보호법이 강화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적었다.

운전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하거나 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술에 취한 승객의 돌발 행동에는 결국 무방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박모(62)씨는 "밤 시간대 택시를 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취객을 태워야 한다"며 "승객이 난폭한 성향을 보이면 시한폭탄을 태운 듯 마음 졸이고 목적지까지 간다"고 토로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관계자는 "술을 마셨다고 누구나 택시 기사를 때리지는 않는다"며 "평소 가지고 있던 차별적인 인식이 범행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택시 기사를 보호하는 법이 생겨나고 택시에 차단벽이 설치돼도 범행은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택시 기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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