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수사심의위' 열흘 앞..양창수 위원장 변수 등장
칼럼서 "이재용, 경영승계에 사죄할 일 있나"
"수사심의위 참여하면 결과 왜곡됐다 할 것"
"불기소 결정 때도 위원장 비판"..심의 영향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기소 여부를 판가름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이달 말 소집 예정인 가운데, 수사심의위 수장의 적격성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위원장인 양창수(68·사법연수원 6기) 전 대법관이 삼성가(家)의 경영승계 의혹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등 문제제기가 계속되면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오는 26일 심의기일을 열고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심의기일 전에는 추첨기일이 열려 현안위원 15명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대검찰청 예규에 따라 선정 과정은 위원장인 양 전 대법관이 주관한다. 이렇게 선정된 현안위원들이 이 부회장 등의 공소제기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 부회장 등의 운명이 걸린 수사심의위에 이목이 집중되자, 논의를 주재하는 위원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양 전 대법관이 수사심의위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대법관 시절인 지난 2009년 5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등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양 전 대법관은 1·2심에서 CB를 헐값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허태학·박노빈 에버랜드 전 대표이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데 찬성한 대법관 중 한 명이었다.
전합 판단에 따라 같은날 열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조세포탈 등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 상고심 재판부(대법원 2부)도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부분에 대해 항소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양 전 대법관은 이 사건 재판장이었다.
양 전 대법관의 가족관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양 전 대법관의 처남이 권오성 삼성서울병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그룹 관련 사건에 양 전 대법관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난달 22일 공개된 양 전 대법관의 언론 기고문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양 전 대법관은 '양심과 사죄, 그리고 기업지배권의 승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버지가 기업지배권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범죄가 아닌 방도를 취한 것에 대해 승계자가 공개적으로 사죄를 해야 하느냐"라며 "이 부회장 또는 삼성은 그 승계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건 등을 포함해 무슨 불법한 행위를 스스로 선택해 저질렀으므로 사죄에 값하는 무엇이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양 전 대법관은 이 부회장이 관여한 바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위원장이 위원 선정에 관여는 하지만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지며, 현안위에서도 질문이나 표결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비를 차단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 전 대법관의 수사심의위 참여에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에도 문제제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삼성맨'인 위원장이 수사심의위를 지휘한다면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시민들은 왜곡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양 전 대법관이 수사심의위에 참여한다면 그 결과와 무관하게 또 다른 부적절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왕=뉴시스] 이영환 기자 = 불법 경영승계 혐의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0.06.09. 20hwan@newsis.com](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6/16/newsis/20200616070106240ksxm.jpg)
양 전 대법관이 위와 같은 논란에 휘말린 이상 수사심의위의 판단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결정을 내놓는다면 위원장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며 "논란이 있는 위원장 때문에 불기소 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불기소 결정이 나오더라도 검찰 쪽에 힘이 실리면서 기소로 이어질 것이다"면서 "위원들이 논란을 의식해 기소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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