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기도 어려운데..호흡 장치 쓰고 검정고시 합격
<앵커>
온몸의 근육이 약해지는 병으로 혼자서는 앉아있기도 어려운 30대 남성이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호흡 유지 장치가 없으면 안 되는데 재택 시험을 통해 무사히 검정고시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6살 때부터 근육 장애를 앓기 시작한 배현우 씨.
36살인 지금 눈과 입, 오른손 검지만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고 호흡 보조장치 없이 숨 쉬는 것도 어렵습니다.
[배현우/검정고시 고졸 합격자 : (첫 진단 때)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얘기했어요. 20살에 사망한다고. 지금은 (호흡 장치를) 24시간 차고 있어야 해요.]
그런 배 씨가 검정고시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2017년.
2015년부터 자립을 시작하며 생긴 자신감 덕분입니다.
[배현우/검정고시 고졸 합격자 : 어차피 나는 뭐든 다 처음이니까 도전한다 이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하지만 남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했습니다.
[배현우/검정고시 고졸 합격자 : 책을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PDF로 만들어서 교재를 보긴 했어요. 수학 같은 경우는 직접 필기하면서 풀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예 불가능하니까… 그게 제일 어려웠던 거죠.]
3년 만에 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한 배 씨는 장애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배현우/검정고시 고졸 합격자 : 재택 검정고시가 서울에서만 시행되고 있거든요? 장애 상태가 심해서 꿈을 접으시는 분들도 많은데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검정고시에 5만 명 넘게 지원했지만 실제 응시자는 4만 3천여 명.
교육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재교육 기회인 만큼 더 많은 응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박정삼)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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