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전권 무료'란 파격에도 月매출 10억씩 찍는 비결은

방영덕 입력 2020. 6. 15. 11:00 수정 2020. 6. 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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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액션 웹툰 플랫폼 '무툰'의 라현성 대표 인터뷰
최근 웹툰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콕족이 많아지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 늘자 덩달아 웹툰을 즐겨보는 이들 역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미 연매출 1조원을 넘보는 시장이 됐다.

웹툰 중에서도 무협·액션이라는 마니아성 장르에 집중해 회사 설립 2년만에 월매출 10억원을 찍은 곳이 생겨났다. 대부분 성인 장르 위주로 운영되는 유료 웹툰 시장에서 무협·액션 마니아들의 갈증을 확실히 해소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료 웹툰 서비스 '무툰'의 얘기다.

무협을 다루는 웹툰이란 뜻의 무툰은 현재 핑거스토리(Finger Story)가 운영하고 있다. 핑거스토리 라현성(38·사진) 대표를 만나 무툰의 성공 비결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저와 같은 무협·액션 마니아들이 편하게 웹툰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소비력이 큰 3~50대 남성들을 겨냥해서요. 무협 웹툰 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아요. 하지만 경쟁 사업자가 또 많지 않다는 점에서 첫 사업 아이템으로 도전해볼 만했죠."

'남성들만의 놀이터'란 콘셉트로 일종의 덕업일치를 이룬 라 대표였다. 현재 유료 웹툰 시장은 50% 이상은 순정·로맨스 등 여성향 장르가 차지하고 있다. 성인 장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대세를 포기하고, 무협·액션이란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야말로 무툰을 성공으로 이르게 한 첫 단추였다.

[사진 제공 = 핑거스토리]

그는 본래 온라인콘텐츠플랫폼 회사인 '브레인콘텐츠'에서 주로 기획 일을 맡아왔다. 그러다 새 사업 아이템이 필요했던 찰라 사내벤처 형태로 '핑거스토리'를 꾸렸다.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미래지향적인 사업 또 손가락이 좌우하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사업 등의 뜻을 담아 브레인콘텐츠의 자회사로 법인을 설립한 때가 2018년 3월이었다.

"사명에 담긴 뜻은 참 거창했는데요(웃음). 저를 포함한 기획자와 디자이너, 개발자 등 직원들은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라 대표는 지금의 성공과는 사뭇 다른, 사업 초창기 시절을 이렇게 떠올렸다.

2년전 라 대표는 대부분의 시간을 무협 단행본 스캔을 뜨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무툰에 올릴 무협 만화가 계속 필요했는데, 무협 장르만큼은 여전히 책으로 우선 제작 되다보니 이를 스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

"무협 만화는 스토리에서부터 정파와 사파를 따지는 등 무협만의 전통적인 세계관이 있어요. 그만큼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는 거죠. 웹툰 시대에도 황성, 묵검향, 하승남처럼 인기 작가들의 무협만화는 책으로 우선 출간되는 게 보수성을 잘 보여줍니다. 같이 손잡고 일할 작가가 없는 당시엔 무협 만화책을 일일이 스캔해서 (무툰에) 올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었어요."

[사진 제공 = 핑거스토리]
밤새 직원들과 더불어 무협 만화책 수백권을 스캔했다는 그의 열정은 무툰을 2년만에 월매출 10억원을 달성하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

부지런한 손발과 함께 라 대표는 머리를 굴렸다. 웹툰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였다. '웹툰의 미리보기는 왜 이토록 짧단 말인가!' 그는 웹툰을 보면서 항상 이같은 불만을 가졌다. 독자로서의 불만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그래서 내놓은 '전권무료'란 혜택, 무툰을 무협·액션 매니아들에게 빠른 시간 내에 입소문을 나게 한 비결이었다.

"유료웹툰 시장에서, 그것도 무협 만화계에선 굉장히 파격적인 카드였어요. 무협 만화는 보통 1,2부로 이뤄져있는데 1부 전권을 그러니까 한 30회씩을 무료로 푸는 거에요. 보통 한 회에서 심지어 10컷 씩만 아주아주 짧게 맛보기 식으로 보여주는 게 업계 관행이거든요. 그런데 전권무료라니, 그야말로 파격적이었죠."

업계에서 처음 해보는 시도인만큼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 결코 쉽진 않았다. 무협액션 만화 작가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했다. 전권무료를 하면 작가로서의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넘쳐나는 웹툰 사이에서 독자들이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했던 주옥같은 무협액션 웹툰들을 고르고 골랐다. 무협·액션 작가들은 다른 웹툰 플랫폼에선 뒷전이 되고마는 작품들인데 무툰에서는 1순위로 대접받는 매력에 크게 끌렸다.

[사진 제공 = 핑거스토리]

"무툰은 플랫폼 마케팅이 아니라 작품 하나하나를 마케팅하는데 집중해요. 무협 웹툰 전문이잖아요(웃음). 스토리만 탄탄하다면 어떤 작가의 작품도 플랫폼의 메인에 걸릴 수 있죠. 독자들이 찾아보기 힘들 웹툰들을 메인에 걸어 보게 만들고 거기에 1부 전권을 무료로 풀고 나면 2부 소비는 자연스럽게 몇 배가 늘었어요. 유료인데도 말이죠. 처음엔 (전권무료를) 망설이던 작가들이 먼저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라 대표는 그 동안 순정·로맨스,일명 보이즈 러브(Boy's Love·BL),성인물 등에 가려 미처 빛을 보지 무협액션 웹툰을 독자들이 보기 시작했을 때 "마치 웹툰이 숨쉬듯 살아났다"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한번 무협 웹툰의 탄탄한 스토리에 빠진 독자들에게 락인(lock-in) 전략을 펼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회원들과 1:1 소통은 기본이며 개인 맞춤형 웹툰 추천을 계속해서 했다.

그 결과 무툰을 재방문해 재결제하는 비율이 전체 회원의 60%가 넘어섰고, 이들은 평균 10회 정도 결제를 했다. 헤비유저들 같은 경우엔 200~300회 유료 결제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무툰은 건당 2~300원의 유료 결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라 대표는 자체 IP로 제작된 웹툰 작품을 내놓을만큼 무툰 사업을 키워 나가고 있다. 현재 50화 가까이 연재되고 있는 '솥뚜껑전설'이란 웹툰이 대표적이다.

"손승휘 작가의 탄탄한 시나리오에 무협의 거장 하승남 작가의 거친 듯 개성있고 디테일한 작화가 어우러져 마니아들이 열광할만한 작품이 탄생했어요. 무툰에서 처음 자체 IP로 제작된 작품이어서 그런지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이에요."

이같은 무툰의 성공에 힘입은 라 대표는 최근 로맨스 웹툰 플랫폼 '큐툰'을 론칭하기도 했다. 무툰, 큐툰 등의 유료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핑거스토리는 오는 2022년을 목표로 상장 역시 준비 중에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단 과거 인식과 달리 최근에는 퀄리티 있는 콘텐츠에는, 스토리에는 흔쾌히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유튜브라는 공짜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 사업자가 성공을 거둔 것 처럼요. 핑거스토리 역시 다양한 스토리 비즈니스 기업으로 더 키워 나갈테니 지켜봐 주세요."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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