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쪽에선 "인종차별 반대 시위 반대한다"

유럽에서 확산되는 인종차별 항의 집회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극우파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비난하는 시위를 열었고, 프랑스에서는 시위 진압 시 경찰의 인종차별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불만을 품은 경찰관들이 수갑을 내던지며 집단 행동을 벌였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옆 의회 광장에 수천명의 극우 시위대가 모였다. 대다수가 백인 남성이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술병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런던의 심장부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극우파는 100명이 넘었다. 시위대는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이후 영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반대 집회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극우 정치인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특히 의회 광장에 세워진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낙서로 훼손된 데 대해 극우파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로 '기념물을 보호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한 뒤 집결했다. 처칠 동상 보호를 명분으로 뭉친 것이다. 처칠 동상 인근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을 파괴하겠다는 공언도 했다. 경찰은 급히 만델라와 간디 동상에 보호막을 씌웠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경찰을 공격하는 자에게는 법이 허용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극우 시위대에 경고했다. 그러나 처칠 동상을 훼손한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들을 향해서도 "처칠은 영웅이었다"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부 과격 세력에 의해 장악됐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정부가 대폭 수용하자 이에 반발하는 경찰관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평소 강압적인 경찰관들의 시위 진압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경찰관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색 인종에게 과잉 대응을 한 경찰관에 대해 곧바로 직무를 정지시키겠다며 경찰관들에게 '목 누르기'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경찰관들은 "폭력 시위대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1일 리옹·니스·툴루즈 등 여러 도시에서 경찰관들이 수갑을 바닥에 내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 12일에는 파리 샹젤리제에서 경찰관들이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공무원 노조 간부인 이브 레페브르는 "우리 동료들은 시위대 폭력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이 없다"며 "더 이상 경찰이 폭력 시위대를 체포하는 일을 하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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