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로 걷는 악어, 백악기 한반도 살아"..세계 첫 발견
사천서 흔적 발견 몸길이 최대 3m 추정..남해 가인리 화석 논란도 일단락

두 발로 걸어다녔던 악어의 발자국 화석이 경남 사천의 한 전원주택 공사 현장에서 발견됐다. 1억 천만년 전 중생대 후반기인 백악기에 두 발로 걷던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한국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대형 이족 보행 악어류에 대한 보행렬 증거'라는 제목으로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악어류에서 지금까지 네발로 걷는 것만 발견돼온 것과 달리 백악기에 2족보행 악어가 있었음을 처음 발견하고, 주인공 논란을 빚어온 남해 가인리 이족보행 발자국 화석도 악어 발자국임을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세계 최초의 발견이며, 두 발로 걷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원시악어가 우리나라 백악기 호숫가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보존상태가 매우 좋은 이들 발자국을 정밀 분석한 결과 발자국의 주인공은 2족 보행 동물이며, 발자국의 크기와 화석에 남아 있는 뚜렷한 발바닥 피부 자국 등을 볼 때 대형 원시악어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발자국 길이 등을 토대로 원시악어의 몸길이를 최대 3m 정도로 추정하고, 이들 발자국 이전에 발견된 고양이 정도 크기의 작은 4족 보행 원시악어 발자국인 '바트라초푸스'(Batrachopus)에 '크다'는 의미를 붙여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질유산연구소 소장인 김경수 교수는 "자혜리 발자국 화석은 길고 두꺼운 4개의 발가락 자국과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 패턴과 거의 일치하는 피부 자국이 잘 보존되어 있어 원시악어의 발자국 화석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로 2012년 발견된 남해 가인리 이족보행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 역시 원시악어라는 것이 밝혀져 이를 둘러싼 오랜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의미도 크다.

김 교수는 "중생대 원시악어들 중에는 두 발로 걷는 악어 골격 화석이 발견됐지만 이들은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멸종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발견은 이족보행 원시악어가 트라이아스기에 멸종한 게 아니라 한반도 지역에서 백악기까지 오랜기간 살아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학술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진주혁신도시에서 크로코다일로포두스(Crocodylopodus)라는 소형 원시악어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점을 들어 1억1000만년 전 백악기 진주와 사천 지역에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악어들이, 공룡, 익룡, 포유류, 개구리, 도마뱀 등과 함께 호수 주변에 살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서부 경남지역인 진주, 사천, 고성 일대의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of Universal Value)'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자국 화석 보존 상태와 세계 최고의 다양성 등은 백악기의 생태계를 충분히 복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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