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척척, 참 똑똑하네..나도 잘 모르는 '내 차의 비밀'

김준 선임기자 2020. 6. 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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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네시스 G80 계기판의 속도계와 태코미터. 중앙 아래는 연비 정보. 제네시스 제공

2017년식 현대차 투싼을 소유한 회사원 이성철씨(34)는 얼마 전 카센터를 찾았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에 표시되는 속도가 달라 수리할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카센터에서는 고장이 아니라고 했다. 왜 계기판 속도는 실제 속도와 차이가 나는 것일까. 남은 연료로 주행 가능한 거리와 타이어 공기압을 내 차는 어떤 방법으로 측정해 계기판에 표시해줄까.

운전하면서 한 번쯤은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주요 편의기능의 작동 원리를 살펴봤다.

■ 속도계가 고장인가요?

국내서 운행 중인 차량 속도계
오차 인정하는 법규 범위 내 세팅
GPS 측정한 속도보다 5㎞ 빨라

운전자들이 계기판에서 가장 많이 보는 장치는 속도계일 것이다. 탑승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제한 속도를 준수하기 위해서도 운전 중 속도계는 가급적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량의 주행 속도는 바퀴의 회전 속도와 휠, 타이어의 사이즈로 계산한다. 이렇게 측정한 속도는 실제 주행 속도와 거의 같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운행 중인 차량의 속도계에는 실제 주행 속도가 표시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위성항법장치(GPS)로 측정한 실제 속도보다 시속 5㎞ 정도 빠르게 표시된다. 시속 100㎞ 속도 제한 구간을 통과할 때 속도계가 105㎞를 표시해도 실제 속도는 100㎞여서 속도위반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계기판 속도와 실제 속도가 다른 것은 법규 때문이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110조를 보면 속도계 지시속도는 (시속 25㎞ 이상에서) 실제 속도의 ‘10%+6㎞/h’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시속 100㎞를 달린다면 16㎞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오차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속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하고, 느리면 속도위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대략 5㎞ 정도 빠른 속도를 표시하도록 세팅한다.

■ 태코미터의 진실

K7 계기판의 타이어 공기압 정보. 기아차 제공

태코미터, 엔진 분당 회전수 표시
레드 존 넘기 직전에 자동 변속

태코미터는 계기판 속도계 옆에 위치해 있다. 원형의 테두리 안에 가솔린 엔진은 보통 0부터 8까지, 디젤은 0부터 6까지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운전자들이 더러 있다. 이는 엔진의 1분당 회전수(RPM·Revolution Per Minute)를 나타낸다. 시동을 걸기 전에는 엔진이 회전하지 않으니 바늘이 0을 가리킨다. 엔진이 움직이고 예열되면 태코미터 바늘은 공회전 상태에서 대개 0.5~1 사이에 있다.

태코미터 테두리 안쪽을 자세히 살펴보면 ‘X(곱하기) 1000rpm’이라고 표시돼 있다. 바늘이 가리키는 숫자에서 1000을 곱해야 엔진의 분당 회전수가 된다는 의미다. 만약 태코미터 바늘이 0.6을 가리키면 현재 엔진은 분당 600회전을 하고 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는 일반적으로 1500~3000rpm 구간에서 최적의 출력이 나오고, 연비도 높일 수 있다. 이보다 더 빠른 회전을 하면 출력은 높아지지만 연료를 더 많이 소모하는 비경제적인 운전이 된다.

태코미터 오른쪽에는 빨간 눈금으로 표시한 구간이 있다. ‘레드존(Red Zone)’으로, 말 그대로 바늘이 들어가면 안 되는 ‘금단의 구역’이다. 가솔린 엔진은 대개 6500rpm 안팎부터 ‘레드존’이 시작되는데, 레드존에서 엔진을 계속 돌리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량은 엔진 보호를 위해 가속페달을 과하게 밟아도 레드존 바로 앞에서 변속이 되도록 세팅돼 있어 레드존 ‘침범’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내 차 지붕에 카메라가?

4개 광각 카메라 영상, 보정·합성
하늘에서 찍은 것처럼 ‘생생’

주차를 하거나 좁은 길을 빠져나올 때 마치 하늘에서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차량 주변 영상을 모니터로 볼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차들이 적잖다. 지붕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런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늘에서 촬영한 효과를 내는 ‘부감카메라 영상’은 차량 앞뒤에 설치된 2개의 카메라와 사이드미러 아래에 달린 2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다. 하지만 이 4개의 광각 카메라는 모두 아래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촬영한 영상을 그대로 붙이면 차량 주변과 전혀 다른 영상이 모니터에 뜬다. 이처럼 왜곡된 영상은 보정과 합성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주변과 똑같은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부감카메라 기술이 좀 더 발전해 단순히 차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면뿐만 아니라 3차원(3D) 입체 영상으로도 변경할 수 있다. 또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 상어 지느러미로 FM을 잡는다

현대자동차 SUV 베뉴의 뒤편 중앙에 상어 지느러미 모양으로 장착된 ‘샤크핀’. 현대차 제공

지붕 뒤 전파 잡는 샤크핀 안테나
증폭기도 갖춰 잡음 없이 ‘쏙쏙’

자동차에서 FM이나 AM 라디오를 들으려면 안테나가 필요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라디오를 켜면 보닛과 트렁크 좌우측에서 안테나가 올라오는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해치백 모델은 지붕 뒤편 중앙에 굵은 철사줄 같은 안테나를 장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단형 차량은 이런 안테나를 차량 외부에 달고 다니지 않는다. 대신 ‘샤크핀’ 안테나를 사용한다. 자동차 지붕 뒤편 중앙을 보면 상어 지느러미 모양의 돌기가 있는데, 이게 샤크핀 안테나다. 이 안테나는 라디오 수신뿐만 아니라 디지털모바일방송(DMB), GPS 등 다양한 통신 전파를 잡는다. 샤크핀 안테나는 증폭기도 갖추고 있어 다른 안테나보다 좀 더 쉽게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샤크핀 안테나가 나오기 전에는 뒷유리 안쪽에 철사처럼 생긴 가는 도체를 삽입해 안테나로 사용했다. 대개 차량 뒷유리 열선과 함께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내장형 안테나는 샤크핀 같은 외장형보다 수신율이 떨어지지만 전장 기술의 발전으로 수신율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 타이어 공기압은 어떻게 측정할까

타이어 공기압 측정장치인 TPMS 센서가 장착된 휠의 절단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운전 습관 학습해 연비 계산하고
달릴 수 있는 거리까지 알려줘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들은 계기판을 통해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 측정장치(TPMS)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 공기압 측정은 간접방식과 직접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타이어에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 둘레가 줄어들어 주행할 때 바퀴의 회전속도가 빨라지는데, 이 회전속도로 공기압을 측정하는 것이 간접방식이다. 바퀴의 회전속도를 감지하는 4개의 휠 스피드센서가 신호를 보내면 전자식주행안전장치(ESC)가 이 신호를 분석, 타이어 내부의 공기압력 상태를 가늠하는 방식이다.

간접방식은 타이어 마모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오프로드 같은 비포장도로 주행 때는 신뢰도가 떨어져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대체한 것이 직접방식 TPMS다.

타이어 공기 주입 밸브에 부착된 압력센서로 공기압과 온도를 감지해 차내 수신기로 보낸다. 압력센서는 전선 등으로 차량 본체와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배터리가 들어있어 무선을 통해 차량 컴퓨터와 늘 교신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대개 폐차할 때까지도 교환할 필요가 없다. 직접방식은 간접방식에 비해 제작 단가는 비싸지만 계측 값이 정확하고, 시스템이 안정돼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에는 직접방식 TPMS를 사용하고 있다.

■ 똑똑한 애마, 연비 계산까지…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계기판에서 순간 연비, 평균 연비, 누적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가 측정한 연비는 믿을 만할까. 차량은 시동이 걸린 이후에는 늘 주행 속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구간별 평균 속도와 주행거리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 또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실린더로 공기와 연료 주입을 명령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에 대한 데이터도 갖고 있다. 이렇게 모은 주행 거리를 소모한 연료량으로 나누면 연비(㎞/ℓ)가 나온다. 예컨대 30㎞를 주행했더니 연료가 3ℓ 소모됐다면 이 차의 연비는 ℓ당 10㎞가 된다. 연비 표시는 차량 생산지에 따라 ℓ/㎞로 표시하기도 한다. 10ℓ/100㎞로 표시돼 있으면 1ℓ로 10㎞를 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연비 측정뿐만 아니라 남은 연료로 주행 가능한 거리도 표시해준다. 운전 습관을 차량 컴퓨터가 학습해 연비를 계산하고 연료탱크에 남아있는 연료량을 측정, 앞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전기차도 화석연료 차량처럼 남아있는 배터리양과 기온, 주행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행 가능 거리를 계기판에 알려준다. 전기차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연비 측정을 맡고 있다. 전기모터와 각종 전기 장치의 배터리 사용량, 회생 제동으로 충전되는 배터리양 등을 종합적으로 연산해 연비(㎞/kWh)를 측정한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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