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25시] 요즘 재판, 유튜브로 몰래 중계?

이정구 기자 2020. 6. 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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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녹음해 올렸는데 처벌 안해

"징역 6개월이 뭡니까! 매국노에게 계란 하나 던진 게…. 민족의식도, 역사 인식도 없는 검사들이 우리를 심판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중략) 이상 최후 변론입니다."

최근 법원에선 한 유튜브 동영상 때문에 소동이 벌어졌다.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언론사 대표 백모(68)씨가 판사의 질문, 검사의 구형, 본인(피고인) 최후진술 등을 몰래 녹음해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올렸기 때문이다.

백씨는 지난 1월 '위안부 수요시위 중단' 집회를 개최한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이우연 연구위원에게 계란을 던졌다가 기소됐다.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그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자 최후 변론에서 백씨는 스스로를 '조선의열단 단장'이라고 칭하며 검사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불의한 판결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며 재판장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도 있었다. 이후 백씨는 그 녹음 파일에 '매국 검사 꾸짖는 백○○의 최후진술'이란 제목을 붙인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법원은 지난달 29일 백씨를 소환해 감치(監置) 재판을 열었다. 감치는 법정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을 유치장 등에 가두는 것을 말한다. 법원조직법은 재판장 허가 없이 법정에서 녹화·촬영·중계방송 등을 못 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20일 이내 감치에 처하거나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이기홍 판사는 '불처분' 결정을 내리고 백씨를 처벌하진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백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게시했던 유튜브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돌린 것을 참작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사건을 두고 판사들 사이에서는 "재판 녹음도 못 막는 상황인데 이제 유튜브로 올리는 것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는 말이 나왔다. 법원 관계자는 "이미 피고인이든 방청객이든 누군가는 녹음하고 있다는 걸 전제로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심지어 대법원 선고 재판을 스마트폰으로 몰래 녹음하려다 법정 경위에게 제지당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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