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손뗄 거라는 북한 "힘 키우고 보따리 안 줄 것"

김아영 기자 2020. 6. 1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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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꼭 2년 전 오늘(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장면입니다. 두 정상이 벌인 세기의 핵 담판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됐었죠.

[트럼프 美 대통령 : 우리는 회담이 아주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두 정상은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라는 총론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특히 '제재 해제' 문제로 삐걱거리더니 지난해 하노이에서 결국 각론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판문점 남북미 회담으로 잠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북미 간 찬바람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북한이 미국에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잡은 손 계속 잡고 있을 필요 있겠느냐, 대가 없는 선전 보따리 더는 못 주겠다"라고 했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6·12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북한 리선권 외무상이 첫 대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732일, 날짜까지 꼽은 리 외무상은 희망은 그새 절망이 됐고 자신들 대답은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 관리를 위해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게 북한의 전략적 목표라고 했습니다.

전략적 목표는 이른바 핵 무력에 관해 쓰던 표현입니다.

핵과 ICBM 개발 같은 무력 증강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도발 가능성도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합의 이전으로 회귀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정상 간 친분관계에도 나아진 게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잡고 있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 주인, 미국 집권자로 부르더니 다신 대가 없이 선전 보따리 던져주지 않을 거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코로나 정국의 피로감이 누적돼 있고 특히 대북 압박 제재로 상당히 어려운 속에서 감정만 악화된 상황이고, 더 나아가서 자신들을 건드리면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다만 대가가 없이 주지는 않겠다는 표현은 뒤집어 보면 대가에 대한 여전한 기대로도 읽힙니다.

북한은 또 남한을 맹비난한 김여정 담화와 달리 리선권 담화는 주민들 보는 노동신문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남한과는 선명한 대결 구도를 택한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향후 대응 봐가며 차츰 수위 높여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김아영 기자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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