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대북전단 통일부 조치, 고발·수사의뢰 차이는

조준형 2020. 6.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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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 2곳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발 예정이라고 했다가 수사의뢰로 입장을 선회했는데 그 이유나 배경이 있느냐'는 질문에 "입장을 선회했다기보다는 기관 간의 행위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기 위해서 수사의뢰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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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은 형소법에 명시된 법적조치이자 범죄혐의 발견한 공무원의 의무
수사의뢰는 '범죄제보'와 유사..불기소나 무죄시 부담 고발보다 덜해
통일부, 경찰에 대북전단 살포단체 수사의뢰(PG) [장현경,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 2곳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통일부는 그 전날 '고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발 예정이라고 했다가 수사의뢰로 입장을 선회했는데 그 이유나 배경이 있느냐'는 질문에 "입장을 선회했다기보다는 기관 간의 행위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기 위해서 수사의뢰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조 부대변인은 '보다 정확한 표현'을 쓴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사실 '고발'과 '수사의뢰'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공무원이 하는 고발의 경우 범죄가 있다는 판단 아래 행하는 '의무행위'라면 수사의뢰는 '범죄가 의심되니 실체를 규명해달라'고 제보하는 정도에 가깝다.

고발이 형사소송법(형소법)에 명시된 법률용어인데 반해 수사의뢰는 형소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듯 두 조치의 무게감이 다른 것이다.

형소법 제234조는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할 수 있다"면서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수사의뢰의 경우 '이건 이런 일이 있으니 수사기관이 권한을 행사해서 실체를 규명한 뒤 처벌할지를 가려달라'는 정도로 볼 수 있다.

고발 또는 수사의뢰의 주체가 받을 부담도 당연히 전자가 크다.

검찰이나 법원이 각각 '불기소', '무죄' 등의 판단을 할 경우 '정부가 무고한 국민을 고발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정부 기관으로서는 고발장을 쓰는데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고발을 접수한 수사 관계자들은 일정 시간 안에 사건을 처리해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법률(형소법)상의 규정이 있다는 점도 고발기관으로서는 부담이다.

형소법 257조는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에 의하여 범죄를 수사할 때에는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로부터 3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245조는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사법경찰관에 대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며 송치하지 않은 경우 7일 이내에 그 취지와 이유를 고발인 등에게 통지토록 하고 있다.

고발을 할 경우 3개월여 안에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의 판단이 내려지게 돼 있는 것이다.

반면 수사의뢰는 이 같은 처리 기간 및 통보와 관련한 규정이 형소법에 없다.

결론적으로 대북전단 살포에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통일부가 고발과 수사의뢰 중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쪽을 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임진각의 경찰 버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으로 경찰버스가 집결하고 있다.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해 대북전단 살포 단체 2곳을 고발한 데 이어서, 이날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자의 통행을 제한하고 위반 시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0.6.12 andphoto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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