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野 요구자료, 위안부 피해자 정보 유출 우려"(종합)
"생존 할머니도 있고 유족도 있어 피해자 정보 유출"
정의연 특혜 의혹 두고 "심의위는 단체 선정과 무관"
이정옥 장관 국회 보고 회피 논란에는 "오해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야당에서 제출을 요구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자료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치료내역, 건강상태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연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심의위)' 명단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를 최소화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 황윤정 권익증진국장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여가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설명했다.
앞서 3일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여가부에 보조금 논란이 있는 정의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곽 의원은 당내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곽 의원은 지난 10년간 심의위 위원 명단과 개최 내역, 정의연이 제출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정기 보고서 등을 여가부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날 여가부는 야당이 정기 보고서와 장례비 내역서, 건강치료 내역서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도 요구해왔다며 "자료 제공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황 국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에는 피해사실, 피해자라는 것이 가족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특수성을 반영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에 두었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하는 사업 중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사업'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맡아오다 2019년 정의기억연대로 수행기관이 바뀌었다.
여가부가 이날 공개한 올해 생활안정지원지원금은 2억7100만원, 간병비는 3억8300만원이다. 지자체를 통해 피해자의 개인계좌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치료 및 맞춤형지원 사업은 올해 5억1500만원 예산이 책정됐다. 의료비, 상비약품 등 용품 구입에 사용되며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힐링카드'로 직접 쓸 수 있다.
정의연 특혜 의혹이 제기된 심의위는 수행기관 선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별도의 보조사업 심사위원회를 꾸려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심의위는 기본적으로 기념사업 전반에 대해 방향 정도를 논의하는 기구"라며 "업무계획을 세우면 계획을 확정하고, 예산을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정도지 보조사업자 선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황 국장은 "보조사업 심사위원회는 심사할 때마다 위원회를 새로 꾸린다"며 "심의위와 명단도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심의위 명단도 공개할 수 없으며, 국회에는 개인정보를 최소화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황 국장은 "심의위 개인 신상이 노출되는 범위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요구자료를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개인정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고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의위는 (위안부) 피해자 등록 기능이 있어 명단을 공개하면 등록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살아계신 할머니도 있고 유족도 있어 다른 위원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배경인 정의연의 보조금 부당사용 논란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확정되면 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다거나 이미 집행된 것을 쓰지 못하게 한다는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의가 이어졌으나 황 국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밝히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황 국장은 "위안부 사업과 관련 보조금 관리 집행을 규정하는 법령과 절차를 준수해 문제점이 없도록 하겠다"며 "피해자 지원사업은 보고를 계속 받고 있고, 할머니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정옥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야당 TF 회의에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나타났고, 취재진을 피해 '몰래 보고'를 시도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성지 대변인은 "국회의 자료제출 요청에 대해 장관께서 직접 개인정보 관련 특수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러 갔다"며 "당초 특정 위원과 약속했고, 한 두명이 더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TF 회의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어 자료를 제출하기 적절치 않다고 보고 그렇게 했다"며 "오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마포 쉼터에 마지막으로 머물던 길원옥 할머니가 떠나면서 정의연과 협의해 해당 쉼터 사업을 종료하고 정산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